(서울=연합인포맥스) 오유경 기자 = 신세계그룹이 1년여간 끌어온 편의점 위드미의 인수를 완료하고 편의점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

5일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이마트는 작년 12월에 이사회를 열고, 전국에 89개 위드미 가맹점을 운영하는 '위드미FS'를 인수하는 안을 의결했다. 인수가는 100억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는 같은 안건을 재작년 12월에도 이사회에 올린 바 있다. 그러나 당시 대기업의 사업 확장과 골목 상권 침해에 대해 거센 논란이 일던 때라 이마트는 일단 독립형 편의점인 위드미에 상품공급을 하는 쪽으로 한발 물러섰었다.

독립형 편의점이란 본사와 가맹점이 매출액을 나눠 갖는 기존 편의점 체인과는 달리 본사가 가맹점에 상품만 공급하는 형태다. 업종은 다르지만, 이마트에브리데이가 개인 슈퍼마켓에 상품을 공급하는 상품공급점 사업과 같은 모델이다.

신세계그룹은 이후 약 1년여간 조두일 경영전략실 신사업 태스크포스(TF) 팀장을 필두로 전담팀을 꾸려 편의점 시장 진출을 치밀하게 준비했다. 위드미가 독립형 편의점이기 때문에 신세계그룹 측은 그간 편의점 업계에서 주로 문제가 된 가맹본부(본사)와 가맹점주 간 불공정 계약 논쟁에 대한 부담이 덜한다고 판단, 최종 인수를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진다.

신세계그룹의 본격 편의점 사업 진출로 CU와 GS25, 세븐일레븐이 형성한 철벽같은 '빅3' 구도가 깨질지 주목된다. 점포 수 기준으로 이들 3개사의 편의점 시장 점유율은 약 85%에 달한다.

다만, 유통대기업에 대한 여론이 여전히 부정적이라 당분간 신세계그룹이 편의점 사업을 공격적으로 펼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2011년 편의점 사업에 진출한 홈플러스도 현재까지 '365플러스' 점포가 50여개에 그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최대 마트인 이마트를 운영하는 신세계그룹이 편의점 사업에 진출하는 것은 CU와 GS25, 세븐일레븐 등에 잠재적으로는 위협적이지만, 유통대기업이 사업을 확장하기 조심스러운 분위기라 상당 기간 빅3 체제가 깨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세계미래정책연구소에 따르면 2012년 편의점 시장 매출 규모는 10조9천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18.3% 성장했고, 작년 매출도 2012년보다 9.3% 증가한 11조9천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산됐다. 경쟁 심화로 작년 두자릿수 성장은 못 했지만, 유통 업계가 전반적으로 악화한 것과 비교하면 편의점 사업은 여전히 매력적으로 평가된다.

특히, 지난 2010년 편의점 바이더웨이가 매물로 나왔을 때 시큰둥했었던 신세계는 뼈아픈 후회를 하며 그간 편의점 사업 진출을 노렸다. 당시 바이더웨이 매각가는 3천억원대 중반이 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인수에 뛰어들었던 롯데와 미니스탑, 칼라일 등이 3천억원에도 못 미치는 낮은 가격을 제시해 롯데가 불과 2천75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사인 롯데가 유통업계에서 거의 모든 채널을 다 갖췄지만, 신세계그룹은 후발주자로서 사업다각화에 온 힘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며 "숙원사업이었던 면세점 사업에 뛰어든 데 이어 비로소 편의점을 품은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그룹 측은 "위드미에서 지속적으로 요청해와서 편의점 사업을 검토했다"며 "구체적인 사안은 정해진 것이 없고, 앞으로 가맹점주의 수익성을 높이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yk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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