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다정 기자 = 롯데그룹이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이어 부산에 107층짜리 초고층빌딩 건설 프로젝트를 본격화하면서 각각 약 2조원에 달하는 공사비 투자자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잠실 롯데월드 부지에 롯데월드타워 건설 사업은 면적 2만6천550평의 대지에 지상 123층, 지하 6층, 높이 555m의 초고층 건물로, 2015년 완공 때까지 총 3조5천억원이 투자된다. 이중 롯데물산은 1조6천억원을 부담하게 된다. 롯데쇼핑과 호텔롯데가 담당하는 부산 롯데월드타워 건설사업은 510m의 107층으로 진행된다.

초기 자금은 롯데측의 자금만으로도 여력이 충분하다는 게 롯데물산의 설명이지만, 시장에서는 추후 자금이 더 들어갈 수 있어 투자자금 조달 부담이 만만치 않다.

향후 오피스텔 분양 등으로 약 8천억원 가량의 돈이 들어오는 것은 고려하더라도, 롯데물산에게는 재무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5일 롯데물산의 재무재표에 따르면 2010년 말 연결 기준 현금성 자산은 1조5천350억원이다. 이 가운데 순차입금은 2천799억원이다.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23.1%, 3.5%로 우수한 재무구조를 나타내고 있다. 롯데물산의 상각전 영업이익(EBITDA)은 1조5천362억원이다.

그러나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대비한 재무 완충력을 고려하면 보유 현금을 투자비로 활용할 여지는 많지 않아 보인다. 현재는 일부 미미한 규모의 임대수익을 제외하면 매출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 현금만으로는 투자비 마련이 빠듯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롯데물산이 투자재원 마련을 위해 회사채 시장을 다시 찾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10일 롯데물산은 창사 20년만에 첫 회사채 입찰을 통해 크레디트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흥행을 거뒀다. 당초 2천억~3천억원 규모로 발행하려 했으나 예상보다 수요가 많아 발행 물량을 3천억원으로 확정지었다.

크레디트 시장에서는 현재로선 롯데물산이 절차가 복잡한 PF 등은 활용할 이유가 없고회사채 발행과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 지분을 활용할 자금조달 가능성을 열여둔 것으로 내다봤다.

신용평가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자산가치가 약 2조원에 달하는 개발부지를 보유하고 있어 재무적 리스크가 낮은 사업구조이지만 향후 차입조달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는 "롯데월드타워 개발사업에 대한 투자소요로 인해 2012년 이후 차입금이 점진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차입조달 규모가 9천억 정도로 보이고 회사채 발행이나 그 외는 은행차입금, 단기자금조달 방법으로 CP를 이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롯데물산 관계자는 롯데그룹의 높은 신인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공사비 관련 자금 조달은 프로젝트 파이낸싱(PF)가 아닌,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dj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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