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등급 강등 놓고 3대 신용평가사 경쟁격화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글로벌 금융시장은 '빅3' 국제 신용평가사 중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움직임에 가장 촉각을 기울이고 있으나, 피치와 무디스도 나름의 행보를 보이고 있어 주목해야 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미국시간) 보도했다.

지난 8월 '슈퍼 AAA'로 여겨지던 미국의 등급을 빼앗고, 이달 들어서는 독일을 포함한 유로존 15개 회원국을 '부정적 관찰대상'에 올리는 등 시장에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S&P를 '빅3' 중 다른 두 곳도 쫓아가면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WSJ는 지난 16일 피치가 프랑스의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하고 스페인, 이탈리아, 벨기에, 아일랜드, 슬로베니아, 키프로스 등 유로존 6개국의 등급 강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것과 무디스가 같은 날 벨기에의 등급을 두 단계 내린 것이 S&P만을 바라보던 금융시장이 이들 두 곳으로 눈을 돌리게 된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 대한 실망감으로 S&P가 사전 경고대로 유로존의 등급을 내릴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된 상황에서, S&P 대신 피치와 무디스가 '치고 나가는' 전략을 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WSJ는 지난 주말 시장에서는 유로존 국가들의 무더기 등급 강등이 임박했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시장이 주목하던 S&P가 아니라 피치와 무디스의 발표가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시장은 여전히 피치와 무디스보다는 S&P의 결정을 좀 더 반영하고 있다고 WSJ는 설명했다.

피치와 무디스의 발표가 나오고 나서 프랑스와 벨기에 국채의 독일 대비 스프레드는 상승했으나, 이탈리아와 스페인 국채의 독일 대비 스프레드는 오히려 하락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는 것이다.

WSJ는 신평사 한 곳의 결정이 시장을 좌지우지할 수는 없지만, 여러 신평사들이 같이 등급을 내리는 상황에서는 신평사들의 영향력이 배가된다고 설명했다.

채권지수 공급업체들은 신평사들이 매긴 등급을 평균해 사용하고 유럽중앙은행(ECB)은 국채를 담보로 인정할 때 가장 높은 등급만을 보기 때문 한 군데서만 등급을 내리면 평가 기준이 변하지 않지만, 등급 강등이 몇 차례 나오게 되면 채권 가격 산정과 담보 인정의 기준 자체가 내려간다는 의미다.

sj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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