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정선미 특파원= 지난 3월 위안화를 통해 중국 본토에 투자하는 펀드 자산이 9개월 만에 가장 가파른 속도로 감소해 중국 경제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보여주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미국시간) 보도했다.

이런 펀드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14개 펀드에서 투자금은 53억위안(미화 8억5천100만달러) 감소해 전체보다 14% 줄었다고 WSJ가 홍콩증권거래소 공시 기록을 토대로 분석했다.

이는 작년 6월 이후 가장 크게 줄어든 것으로 14개 펀드는 위안화를 통해 중국에 투자하는 자금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중국 본토에 상장된 주가의 하락과 채권가격 약세로 펀드 자금이 감소했지만, 달러화에 대한 위안화 약세와 최근 두 건의 회사채 디폴트도 투자 감소의 원인으로 지적됐다.

중국 정부는 자국 금융시스템에 대해 대대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또 시장의 힘이 가격을 결정할 수 있도록 하려고 시장 자유화에 나서고 있지만 이는 부실 여신과 채권 디폴트 등 단기적인 고통을 불러오고 있다.

중국은 해외 투자자들에게도 점진적으로 금융시장을 개방하고 있으며 일정한 금액까지만 해외 투자자들의 투자를 허용하고 있다.

홍콩 소재 차이나에셋매니지먼트의 머니매니저들은 최근 고객들과 함께 미국과 유럽, 아시아 등을 방문했으며 어떤 투자자들도 중국에 대규모 베팅을 원하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고 WSJ는 전했다.

이 업체의 데이비드 라이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해외 투자자들이 중국에 대해 약세 전망을 제시했다"면서 "해외 투자금 감소가 언제 반전될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대부분 해외 투자자들은 홍콩에 상장된 중국 주식을 사고판다.

그러나 많은 해외 투자자들은 홍콩보다 주식 값이 더 저렴한 중국 본토 투자를 원하고 있다. 또 중국 본토에서 주식과 채권 거래가 더 어렵기 때문에 그 가격은 더 할인된 상태에서 거래된다.

지난달 1일부터 19일까지 투자자들은 중국 국내외 지역에서 거래되는 중국 회사채 펀드에서 11억달러를 회수한 것으로 EPFR 글로벌이 집계했다.

이는 지난 2월 유출 규모의 2배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다만, 중국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펀드의 일부 매니저들은 기관투자자들로부터의 자금 유입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홍콩 소재 E 펀드매니지먼트의 캔다이스 카이 헤드는 "기관 투자자들은 장기적인 수익률을 기대하고 투자하며 1~2년 동안 투자금을 중국에 묶어놓는 것을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이들 장기 투자자들은 뮤추얼펀드와 보험사, 연기금 등으로 "장기적으로 위안화 강세를 여전히 낙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이 헤드는 개인 투자자들로부터는 대규모 자금 회수가 나타났지만 장기 투자를 원하는 이들은 최근 별다른 동요를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항셍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고든 추이 부최고투자책임자(CIO)는 "위안화가 달러화에 대해 6.2%나 급격하게 떨어진 것을 고려하면 위안화 약세는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이다"면서 "그러나 위안화가 더 떨어지면 투자금 회수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통인터내셔널 에셋매니지먼트의 양 지안신 CIO도 중국에 대한 투자금 회수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올해 시장은 다소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지난 가을 시장이 변동성을 보이면서 나타난 신용경색은 재연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지안신 CIO는 중국 정부가 여전히 경제를 성장 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smjeong@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