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태문영 기자 = 세계 최대 규모 연기금인 일본 공적연금(GPIF)이 주식 투자 비중을 늘리면 일본 주식시장에 큰 호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일(미국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시카고 소재 헤지펀드인 팔란스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크리스 맥과이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GPIF의 주식투자 확대가 확실해지면 닛케이225지수는 단기적으로 어렵지 않게 3%에서 5% 상승할 것이다. 투자자들이 GPIF가 매수하기 전에 사자에 나설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맥과이어는 "이는 주식시장 투자심리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2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에 따르면 GPIF는 주식투자 확대를 위해 골드만삭스 자산운용과 다른 투자회사에 운용을 위탁할 계획이다.

신문은 회사마다 2천억~4천억엔을 맡게 되며,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높은 회사에 중점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해외 펀드매니저들은 이 소식을 반기는 분위기다.

GPIF가 투자전략을 바꾸면 일본의 다른 기관투자자들도 따를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지난 20년간 일본 주식시장 흐름을 주도해온 외국인 투자자들의 역할이 차츰 상대적으로 축소된다는 의미가 된다.

현재 외국인 투자자 거래량은 일본 주식시장 시가총액 중 60%를 차지한다.

도쿄증시의 닛케이지수는 작년한해 57% 급등했으나, 올해 들어서는 8% 하락했다.

프랑스계 컴제스트 자산운용의 리처드 카예 펀드매니저는 "서구의 다른 연기금과 비교했을 때 일본 연기금의 주식투자나 국내투자 가중치는 최소 15% 낮다. 연금 지급부담이 증가하기만 해 수익률을 높여야 하는 상황에서 현재 투자전략은 양립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GPIF의 포트폴리오 중에서 일본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17%였다.

그는 "앞으로 투자금 재분배가 상당히 많이 진전될 것이다. 특히 GPIF의 간부들이 앞으로 몇 개월 안에 교체되면서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로스앤젤레스 소재 헤지펀드인 커먼웰스 캐피털의 애덤 피셔 CIO는 올해 닛케이지수 흐름을 들어 "일본 주식시장이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상승률이 낮다. 따라서 더 많은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더 큰 문제는 지금까지 달성한 성과에 모두가 비교적 만족한다는 것이다. 현 상태에 안주하게 되면 장기적으로 투자자들이 일본 위험자산 전망을 자신하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 자문위원회는 지난해 11월부터 GPIF가 수익률을 높이는 방향으로 투자전략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국내외 채권 위주로 투자하며 보수적인 운용전략을 고수하던 GPIF는 정부의 요구에 신흥국에 투자하거나 주식 투자비중을 확대해 수익률을 높이려 한다.

GPIF는 지난 2006년 설립 이후 2012회계연도(2012년4월1일~2013년3월31일)까지 평균 수익률이 1.5%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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