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이장호 하나UBS자산운용 글로벌운용본부장은 17일 "연기금 출신이 만든 '기관에도 자신 있는 글로벌 펀드'를 만들었다"며 "글로벌 멀티에셋 투자의 정석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이날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위험자산 투자 프로세스가 망가진 투자가 운용시장에 너무 많다"며 "정통 투자, 특히 글로벌 멀티에셋에 있어 정통성을 가지고 꾸준한 성과로 투자자에게 보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9월 말 '하나UBS 행복knowhow 연금펀드'를 선보였다. 지난 4월 한국투자공사(KIC)에서 자리를 옮기고 나서 5개월간 공들인 그의 역작(力作)이다.

이 펀드의 출시 배경에는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주문이 있었다. 최근 김 회장은 그룹 내 제대로 된 글로벌 자산배분 펀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진재욱 하나UBS자산운용 대표는 글로벌 운용 전문가로 정평이 난 KIC의 이 본부장을 떠올렸다. 시기적절한 러브콜이었다.

이 본부장의 합류를 계기로 하나UBS자산운용 내 글로벌운용팀은 본부로 승격됐다. 합작사인 UBS글로벌과도 본격적인 공조를 시작했다.

이 본부장은 "글로벌 펀드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느낀 곳에 올 수 있었다는 점이 내게는 큰 행운이다"며 "어깨가 무거운 만큼 투자자들이 오랜 시간 믿고 맡길 수 있는 정통 운용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기금부터 개인까지 이제는 시중은행 금리의 두 배 수준 수익에 매우 목말라 있다"며 "리스크 상관관계가 낮은 자산들의 배분을 통해 변동성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확실한 책임운용을 실천하겠다"고 설명했다.

1961년생으로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석사를 받은 그는 대우증권 국제부에서 금융투자업계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우리자산운용과 산업은행(KDB) 자산운용 주식 포트폴리오 운용 총괄, 우정사업본부 예금보험 펀드운용 부장, 새마을금고 글로벌투자팀장 등을 역임하고 한국투자공사(KIC)에서 투자전략팀장과 간접투자팀장, 기획부장 등을 지냈다.

다음은 이 본부장과의 일문일답.

-- 업계로 다시 나왔다. 소회는.

▲ 지난 육 개월이 정신없이 흘렀다. 기관에 몸담으면서 (투자상품에) 정통이 없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위험자산 투자 프로세스를 정통으로 갖춘 곳이 드물다는 얘기다. 주식은 물론 채권도 한 곳에만 투자하면 변동성이 클 수밖에 없다. 그래서 멀티에셋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다. 그 니즈를 직접 해결하는 중이다.

-- 자신 있는 분야인 글로벌 멀티에셋 펀드를 출시했다. 어떤 펀드인가.

▲ 국내외 주식, 채권, 그리고 헤지펀드 등 대체자산에 투자한다. 예를들어 향후 20년간 투자할 고객의 첫 5년을 살펴보면, 국내외 주식에 60%, 국내외 채권에 30%, 그리고 두 전통자산과 수익률의 상관관계가 낮은 대안투자에 10%를 투자한다. 주식에는 선진국와 이머징, 원자재, 리츠, 콜 등이 모두 포함되고, 채권에는 국내 국공채를 비롯해 해외 하이일드 등 모든 섹터가 포함된다. 이른바 전략적 자산배분이다.

-- 고객의 20년을 내다본다면 운용철학이 가장 중요할텐데.

▲ 이 펀드의 운용철학은 단연 '리스크의 최소화'다. 국내외 주식, 채권에 대한 투자비중을 전략적으로 결정해 장기 수익을 추구하는 게 골자다. 자산은 시장 상황과 경기 순환 주기에 따라 투자 매력도가 달라진다. 각 자산별 투자비중을 전략적 비중 대비 확대 또는 축소해 변동성을 관리한다. 이를 위해 주식과 채권, 헤지펀드 등 각 섹터별 네 명의 매니저와 한 명의 트레이더로 운용력을 구성했다.

-- UBS글로벌과 본격적으로 공조하는 첫 번째 펀드라고 들었다.

▲ 그렇다. 하나금융그룹과 UBS글로벌이 함께 하나UBS자산운용을 소유한 지 8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그간 펀드 포트폴리오 운용을 실질적으로 공조한 사례는 없었다. '하나UBS 행복knowhow 연금펀드'는 UBS글로벌의 우수한 리서치 능력이 더해진 첫 번째 기념비적 상품이다. 그간 시중에 제대로 글로벌 시장에 투자하는 펀드는 없었다. 이 펀드는 글로벌 펀드 부문에서도 시장에 새로운 스킴을 선보일 것이다.

-- 기관 성격의 자금을 운용하는 곳이 많이 몸담았다. 누구보다 기관투자자의 입장을 잘 알텐데, 이 펀드가 기관의 니즈를 채워줄 것으로 보나.

▲ 충분히 메리트가 있다고 본다. 상관관계가 낮은 자산 배분을 통해 변동성을 최소화하겠다는 다짐은 그만큼 투자자가 믿고 맡길 정도로 인력적, 전략적 세팅에 자신 있다는 얘기다.

-- 베테랑 운용 전문가로서 시장과 업계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브라질 국채가 장기적으로 괜찮은 투자 상품임에도 시끄러운 이유는, 이 상품을 2년만기 같은 단기 상품으로 투자하기 때문이다. 시장이나 업계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기 위해선 투자자들이 '장기지향성'을 추구해야 한다. 국내 운용업계는 성장산업이다. 하지만 그만큼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은 절대 수익에 대한 책임이 없기 때문이다. 고객의 돈을 관리하는 자(운용사)는 책임을 져야한다. 그 책임이 우리가 원하는 꾸준한 절대 수익을 가져오는 열쇠다.

jsjeong@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