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이 1,200원 아래로 떨어졌지만 안정기에 접어들었다고 보기엔 시기상조라는 진단이 여전하다. 연초부터 고공행진을 거듭하던 , 달러-원 환율은 중국 금융시장의 향배 등에 따라 다시 불안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점쳐졌다.

서울환시 전문가들은 25일 중국 리스크가 일부 소강국면에 들었으나 펀더멘털 위기 등 불안심리가 여전한데다 연초 국내외 증시가 '베어 마켓(약세장)'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단기적인 증시 반등이 달러화 상승세를 꺾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현재 단기적 롱포지션들은 대부분 청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단기적 하단 지지선으로 인식됐던 1,200원대가 시장의 안전자산 회피심리 완화로 깨졌기 때문이다.

역외 대형 리얼머니의 롱스탑이 이어지면서 달러화는 지난 22일 11거래일만에 1,200원대가 깨진 후 현재 1,190원대 후반까지 저점을 낮췄다.

다만, 장기적인 롱심리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는 목소리는 남아있다.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완화적인 스탠스 정도가 중요해질 것으로 지목됐다.

정경팔 하나선물 시장분석팀장은 "달러화 1,216원부터 하락 조정과 반등 흐름을 분석해보면 이제 조정이 끝난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1,200원 지지선이 의미 있게 무너졌다고 보기 어렵다. 중국이 여전히 불안하다"고 말했다.

정 팀장은 "국제유가가 바닥권이라는 확신이 시장에 커진다면 올라갈 일만 남았으니 달러화에 대규모 차익실현이 시작되겠으나 앨리어트 파동으로 보면 현재 유가는 일시적 반등에 해당된다"고 분석했다.

A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화폐전쟁에서 거론된 '양털깎기' 시즌이 다가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며 "이번 FOMC 전후로 가장 주목되는 국가는 결국 중국이다. 유동성이 줄면서 전면적인 자산 거품 붕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단기적으로 리스크오프 완화 분위기는 강해지면서 달러화 저점도 낮아질 수 있지만, 아직까지 1,200원대에 대한 지지 심리는 유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B외국계은행 외환딜러도 "역외를 중심으로 단가가 좋지 않은 롱포지션들은 거의 처분됐다고 본다"면서도 "작년부터 장기적으로 가져온 롱포지션들은 유지되고 있다. 1,170원대 레벨에서부터 구축된 롱들이다"고 말했다.

그는 "닛케이지수가 급등하고 유가도 오르면서 그동안 리스크오프로 급등했던 부분에 대해선 되돌림이 있을 것이다. 다만 1,200원이 깨지고 1,190원대 중반부터는 사려는 심리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C시중은행 외환딜러는 "급한 롱포지션 청산은 이뤄졌고 이후 유가에 따라 방향성이 잡힐 것으로 본다"며 "최근 유가와 연동하는 호주 통화, 루블화, 캐나다달러 등이 약세를 보여 시장에 불안 심리를 더한 바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위험회피 심리가 완화됐으나 1,190원대 중반에선 지지될 것으로 본다"며 "여기서 반등한다면 다시 1,200~1,220원 레인지 안에서 거래될 것"으로 추정했다.

FOMC의 금리 동결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완화적 언급이 나올 것으로 기대되나 이후 달러화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다소 엇갈렸다.

A은행 딜러는 "FOMC에서 완화적 멘트를 한다면 중국발 리스크와 유가도 안정세로 접어들었다고 확신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정 팀장은 "중국 증시가 위태롭다면 미국의 금리 정상화에 대한 자신감은 다소 떨어질 수 있다"면서도 "금리 인상 횟수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강해지면 오히려 시장이 경기 불안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위험회피를 유발하는 분위기로 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syyoo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