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곽세연 기자 = 지난 주말 스페인 구제금융 우려가 재부각되면서 전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자, 이 영향이 국내 주식시장에도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다.

23일 오전 10시30분 코스피는 전장보다 36.61포인트(2.01%) 내린 1,786.32를 기록 중이다.

주말 유럽 악재로 코스피는 1,800선을 내준 채 출발한 뒤 낙폭을 점차 키워 1,780선대 초반까지 밀려났다.

지난 20일 유로그룹은 화상회의를 통해 스페인 은행에 대한 1천억유로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만장일치로 합의, 최종 승인했다.

스페인은 이에 따라 이달 중 우선 300억유로를 받고 11~12월에 450억유로, 4차분인 250억유로는 2013년 6월에 받게됐지만, 스페인 국채10년물 금리는 25.6bp 급등한 7.26%를 기록,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시장은 이제 스페인에 대해 은행 구제금융을 넘어 전면적 구제금융 신청을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악재는 아니지만 투자자들의 공포는 높아졌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그리스와 프랑스 선거가 긍정적으로 마무리되고, EU정상회의를 거치면서 안정되던 투자 심리가 타격을 받아 전염 공포가 다시 생겨났다"고 말했다.

한 연구원은 "6월 이후 제시된 유로권 정책(유로화 동맹 유지, 문제 은행권 직접지원)에 투자자들의 신뢰가 높아졌지만, 유로존 재정리스크가 단기간에 해소될 수 없다는 한계도 다시 명확해졌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해외 악재에 버틸 힘이 없다는 것이다. 최근 코스피는 전강후약의 흐름이 반복되고 있다.

이는 수급 부재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매매하는 주체가 없다가 악재가 불거지면 `팔자'만 나오기 때문에 주가 충격은 훨씬 크다.

실제 대형주 위주로 대피 매물이 증가하면서 이날도 낙폭이 훨씬 크다.

시가총액 1,2위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각각 2.85%, 2.91% 급락하면서 이날 코스피 하락 8.59포인트, 2.45포인트를 담당했다. 두 종목이 10포인트 이상 낙폭을 유발한 셈이다.

현대중공업은 손절가를 이탈해 주가가 하락할 때마다 기관의 로스컷 매물에 시달리고 있다. 이날도 2.65% 하락세다.

이외에도 시가총액 상위 15개 종목 가운데 LG화학, 신한지주,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KB금융이 3% 이상 내려 코스피 낙폭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강현기 솔로몬투자증권 연구원은 "기대했던 것들에 실망하면서 코스피 낙폭이 크다"며 "미국의 소프트패치 완화가 기대와 달리 추가 조정을 보이고 반등 기대가 있던 중국 경제는 L자형에서 반등 시기가 미뤄지는 등 경제전반에서 실망이 있는 가운데 스페인 문제가 트리거가 됐다"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거래량이 취약한 상태에서 매도세는 훨씬 더 크게 작용하는데, 선진국 수요 부진 우려로 IT가 집중돼 낙폭이 크다"며 "경제지표를 보면 3분기까지는 조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ksy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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