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시중은행의 부실기업 여신 10%가 부실채권(NPL)으로 전환되면 1조원 가량의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는 전망이 나왔다.

국제금융센터는 19일 '한국경제에 대한 해외시각' 보고서에서 HSBC, BofA 등의 자료를 인용해 "미국의 금리 인상은 국내 은행의 수익성에는 긍정적이나 건전성을 저하시킬 수 있다"며 이같이 내다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1월 미국 대선 이후 2~3주 동안 3년물 및 5년물 국채수익률은 0.4%포인트 이상 상승하고, 정부의 주택담보대출 관리로 은행이 대출금리를 인상하면서 순이자마진(NIM)이 회복세를 보였다. 이는 은행권의 전체 영업이익 80%에 해당하는 이자소득 증가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미국의 금리 인상이 빨라질 경우 올 하반기부터 부실여신(NPL)이 증가하면서 건전성은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경빈 국제금융센터 연구위원은 "만성적 부실기업이 조달한 은행대출의 10%가 무수익여신으로 전환되면, 시중은행이 필요한 자본충당금은 약 9천830억원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의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은행권 전체 기업대출의 11%(102조원)가 3년간 이자보상배율이 100%를 밑도는 부실기업에 제공돼 있으며, 이 중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NH농협·기업 등 6대 시중은행이 29조3천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김 연구위원은 "대출금리가 1%포인트 상승하면 한계가구의 부채가 27% 증가하고, 6대 시중은행 자산 중 1조6천억원이 무수익여신으로 전환되면서 필요 충당금은 14% 가량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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