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식 취임하면서 국내 주식시장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트럼프 당선 이후 커졌던 증시 강세 압력이 일정 부분 조정받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23일 트럼프 정책 부양에 대한 기대로 증시 강세가 다소 지나치게 진행된 만큼, 단기간의 조정 장세는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부에서는 코스피가 2% 내외로 하락할 것이란 추정도 나왔다.

그동안 트럼프의 재정정책 기대로 글로벌 기대 인플레이션이 상승했고, 이에 따라 국내외 증시도 강세 압력을 받았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실제 미국 증시는 트럼프 당선 이후 약 11% 상승했다.

변준호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글로벌 증시의 미국 대선 후 상승 반납폭은 약 85% 수준이었다"며 "이번에 글로벌 증시가 5% 상승한 사례는 향후 4%의 조정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미 소폭 하락한 코스피는 조정 위험폭이 그보다 더 적은 2% 전후 수준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경기부양책이 구체화하기 전까지 투자 심리가 개선될 가능성은 작다"며 "이런 환경은 2월 내내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미국 대통령 예산안은 통상 2월 첫 번째 월요일까지 제출되지만 지연된 경우가 매우 많은데, 트럼프의 예산 지출 계획이 공개될 때까지 주식시장은 소강상태를 보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사 등에서 나타난 정책 기조를 바탕으로 선별적인 업종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트럼프는 취임사를 통해 인프라 투자 확대를 강조하고 미국 제품 구매와 미국인 고용 등을 주장했다.

이재만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인프라 투자가 증가하는 국면에서 미국 씨클리컬(cyclical) 업종이 강세를 보인다"며 "국내 씨클리컬 업종에 해당하는 기업 중 미국 매출 비중이 10%가 넘는 기업은 미국 업종과 주가 연관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국내에서 미국에 중간재 성격이 강한 제품을 납품하는 업종에 주목해야 한다"며 "중간재 성격이 강한 제품 가운데 대미 수출 비중이 큰 품목은 자동차와 IT 품목 등이다"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증시 조정이 불가피하더라도, 중장기적으로는 코스피의 상승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판단했다.

강현기 동부증권 연구원은 "물가 상승이 외부적으로 미국의 재정정책 기대와 내부적으로 저성장·저금리의 반대급부로 진행되고 있다"며 "트럼프 취임 이후 기대인플레이션과 주가에 조정이 나타난다면, 물가 상승의 외부적 요인에 대한 시간상 조정으로 봐야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물가 상승의 내부적 요인은 여전히 작동 중이기 때문에 중기적으로 코스피의 상승 기조는 유효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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