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증권가가 여전히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증권사들이 그동안 꾸준히 늘리던 계약직 숫자도 줄이기 시작하며 인력 구조조정 한파가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일부 증권사를 중심으로 지난해 4분기에만 계약직 숫자가 대폭 줄었다. 대신증권은 전체 358명에 달하던 계약직 숫자를 334명으로 24명 줄였고, 하나금융투자도 3개월 사이 566명의 계약직 숫자가 543명으로 23원 감원됐다.

교보증권의 경우 150명에서 134명으로 16명이 줄었고, 코리아에셋투자증권도 142명의 계약직이 127명으로 15명 줄어들었다.

이 밖에도 키움증권과 토러스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동부증권 등이 각각 10명이 넘는 계약직을 줄였다.

업계에서 계약직 직원의 숫자는 최근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였다. 회사와 직원 모두 성과 위주로 평가받는 계약직을 선호하며 정규직에서 계약직으로 전환하는 분위기가 팽배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014년 말 당시 국내 증권사 전체 계약직 숫자는 6천776명에 그쳤으나 2015년 말 7천411명까지 늘었고, 지난해 3분기 말에는 7천794명까지 급증한 바 있다.

하지만 작년 4분기에 계약직 숫자는 7천725명으로 줄어들기 시작했다.

과거 전체적인 증권가 인력 수가 줄어드는 와중에도 계약직 숫자는 늘어난 것과 달리, 최근 들어서는 계약직도 집중적인 감원 대상이 되는 셈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회사 입장에서 채용 부담이 덜 가는 계약직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업계 불황 속에 계약직을 크게 늘리는 곳도 많지 않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중형 증권사들이 대체로 높은 인센티브 비율을 지급하는 계약직을 선호했지만, 이들 증권사를 중심으로 계약직 숫자가 다시 빠르게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대형사들의 경우에는 정규직에서 계약직으로 인력 구조를 재배치하는 경향이 이어지고 있지만, 정규직 이탈 숫자가 계약직 충원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NH투자증권의 경우 지난 3개월 사이 정규직을 171명 줄이는 와중에 계약직은 60명 늘렸다. KB증권도 현대증권과 통합 과정에서 정규직을 200명 가까이 줄였고, 계약직은 30여명 늘렸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업계 불황의 그늘이 짙어지며 정규직과 계약직 구분 없이 업계 인력이 전반적으로 줄어드는 추세라고 볼 수 있다"며 "사람을 꾸준히 뽑는 회사도 있지만, 극히 일부에 그칠 것"이라고 관측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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