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국내 증권사들의 해외채 투자 규모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다. 특히, 압도적인 자본 규모 우위를 점하는 미래에셋대우는 전체 증권사 물량의 20% 가까이 보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연말 기준 국내 전체 증권사의 해외채 투자 규모는 약 11조2천737억원으로, 1년 전보다 45.2% 급증했다. 국내 시장이 저금리 기조가 굳어지는 상황에서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해외 시장으로 증권사들이 적극적으로 눈을 돌렸기 때문이다.

개별 기관 중에서는 지난해 미래에셋증권과 옛 대우증권이 통합한 미래에셋대우가 6조6천억원이라는 자기자본 규모를 바탕으로 약 2조원이 넘는 해외채를 투자했다. 이 회사는 지난 3분기말 회사 통합 이전의 투자 규모보다는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개별 증권사 가운데는 압도적으로 많은 수준을 보유했다.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전체 해외채 물량 가운데 매도가능증권 계정이 약 8천546억원을 기록해 업계에서 매도가능증권 물량을 가장 많이 쌓아둔 것으로 나타났다.

매도가능증권이란 단기적인 매매가 가능한 당기손익인식증권과 달리 채권 매수 후 통상 1개월 이내에 팔지 못하는 계정이다.

미래에셋대우에 이어 대신증권도 업계 해외채 투자 큰 손으로 부상 중이다.

이 회사는 작년에만 해외채 투자 규모를 46% 이상 키우며 1조5천53억원의 해외채를 보유 중이다. 자기자본 규모 1조7천억원대에 그치는 대신증권은 여타 대형사를 제치고 해외채 투자에 가장 적극적인 기관으로 꼽힌다.

대신증권은 물량 전체를 단기 매매가 가능한 당기손익인식증권 계정으로 채우고 있다.

KB증권과 NH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는 각각 1조2천억원대의 물량을 해외채로 투자 중이다. 특히, 신한금투는 작년에만 해외채 규모를 약 66% 키우는 등 자기자본 1조원 이상 가운데 가장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 중이다.

NH투자증권도 1년 전과 비교할 때 해외채 규모를 54% 키웠고, KB증권은 35%가량 규모를 늘렸다.

이 외에도 하나금융투자가 56%가량의 투자 규모를 키우며 1조1천억원대로 해외채를 보유 중이고, IBK투자증권은 전체 보유 규모는 2천700억원으로 많지 않지만 1년 사이 투자 규모를 100% 넘게 키웠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외 저금리 기조 속에 해외채 투자를 통한 수익률 제고 노력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며 "특히, 중형사의 해외채 투자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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