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코스피가 6년여 만에 최고치로 오르는 등 증시 랠리가 이어지며 상장지수증권(ETN)의 수익률도 고공 행진을 보이고 있다. 다만, 전반적인 ETN의 실제 판매는 크게 부진한 상태라 증권사마다 속을 앓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 등을 중심으로 일부 ETN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이 20% 가까이 육박했다. NH투자증권의 QV 조선 TOP5 ETN이 최근 한 달 동안 17.3%가 뛰었고, 같은 증권사 항공우주 테마 ETN도 8% 가까운 수익을 올렸다.

미래에셋대우의 에너지화학 Core5 ETN도 최근 1개월 수익률이 7.68%를 기록했다.

원유 선물 등이 기초자산 가격이 하락하며 관련 인버스 상품들도 높은 수익을 내고 있다. 신한금융투자의 인버스 WTI원유선물 ETN이 10% 넘게 올랐고, 미래에셋대우의 인버스 원유선물혼합 ETN도 수익률이 10%에 육박했다.

높은 수익률에도 이들 상품의 실제 판매율은 크게 저조한 상태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상장된 전체 133개 종목의 ETN 가운데 117개 종목의 유동성공급자(LP) 비율이 95%를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ETN 발행사인 증권사는 해당 상품의 유동성공급자(LP) 역할을 겸하고 있어 발행 주식수 가운데 LP 보유량이 포함된다. 상품의 LP 보유율이 높다면 발행 주식수가 많더라도 발행 증권사가 실제 판매보다는 LP로서의 물량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현재 상장 중인 ETN의 대부분이 증권사 자체적으로 LP 목적으로만 활용되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 최근 1개월 수익률이 가장 높은 NH투자증권의 QV 조선 TOP5 ETN은 LP비율이 99.87%다. 물량의 대부분이 LP 목적으로만 있고, 1% 미만으로만 판매가 진행됐다.

미래에셋대우의 에너지화학 Core5 ETN도 LP비율이 97%에 달해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신한금융투자의 인버스 WTI원유선물 ETN은 LP비율이 94.68%를 보이고, 미래에셋대우의 인버스 원유선물혼합 ETN의 LP비율은 99.68%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소수의 상품만 판매량이 나오고 있고, 사실상 대부분의 ETN이 판매가 부진한 상황"이라며 "수익률 고공행진에도 실제 고객에게 상품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사 다른 관계자는 "ETN 인식을 높일 수 있는 홍보가 확대돼야 하고, 발행사 입장에서 중장기적인 투자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는 상품 개발도 더욱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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