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은실 최정우 기자 = 이탈리아의 정정 불안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리면서 국내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주목된다.

증시 전문가들은 30일 이탈리아가 포퓰리즘 세력 확대로 유로존을 탈퇴할 수 있다는 우려가 금융시장 불안을 키우고 있다며 국내 증시도 단기적인 영향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신흥국 리스크로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을 매도하는 상황에서 유럽발 악재가 겹친 것은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다만 이탈리아 정치 문제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지 않은 데다 국내 경제가 개선되고 있기 때문에 결국 시장은 정상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탈리아에서는 세르지오 마타렐라 대통령이 포퓰리즘 정당 오성운동과 동맹이 추천한 반(反) 유럽연합(EU) 성향이 강한 파올로 사보나의 경제장관 지명을 전격 거부하면서 정치 불안이 극대화됐다.

마타렐라 대통령은 주세페 콘테 총리 후보자 사퇴 이후 국제통화기금(IMF)의 고위 관료 출신인 카를로 코타렐리를 임시 총리로 지명했지만, 오성운동과 동맹이 코타렐리 내각을 신임할 가능성은 희박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올해 가을 조기 총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김유겸 케이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럽 자금이 미국 자금보다 투기성이 조금 높은 편이라, 외국인들이 해외 투자 자금들을 회수할 수 있어 그에 따른 악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현재 한국 환율이나 펀더멘털이 다른 신흥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상황이어서 유럽발 악재로 주식이 급락하거나 장기적으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민병두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이탈리아 충격이 확산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단기적으로 타격이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냉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탈리아에서 반EU, 포퓰리즘 성향의 신정부 출범이 가시화되면서 유로존 분열과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고 있지만, 급진적인 EU 탈퇴는 어려울 것"이라고 부연했다.

일각에서는 미국 증시가 비교적 큰 폭으로 내린 것은 이탈리아 문제보다 주요 금융회사들의 실적 부진 전망이 반영된 것이라는 진단도 제기된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어제 미국 증시가 하락한 것이 겉으로 보면 이탈리아 이슈지만, 금융주 급락이 본질이다"며 "미국 증시가 장 초반 밀렸는데 이는 모건스탠리가 3월 매출이 감소했으며 4월과 5월에도 감소할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실적 우려가 부각된 탓"이라고 설명했다.

서 연구원은 "이탈리아 이슈가 부각됐으면 대부분의 업종이 다 밀렸어야 하는데 금융주 외의 업종은 약보합에 그쳤다"며 "국내 증시에서도 이탈리아 이슈는 단기적으론 변동성을 키우겠지만,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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