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유럽중앙은행(ECB)이 다음 주 13~14일 열리는 통화정책회의에서 양적완화(QE) 프로그램의 종료 가능성을 논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당국자들의 발언에 급부상했다.

6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페트르 프레이트 ECB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로 수렴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들이 개선되고 있다"라며 "다음 주 위원회는 지금까지 진전이 자산 순매입을 점진적으로 축소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지 평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대다수 애널리스트는 ECB의 부양책 종료 여부가 7월쯤에나 결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일각에서는 올해 12월까지 QE가 한 차례 더 연장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일부 위원들이 유로존의 경기 부진을 좀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해왔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불거진 이탈리아의 정치적 불확실성도 ECB의 자산 매입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이날 ECB의 자산 매입 종료 가능성으로 이탈리아 국채 가격은 급락하고, 유로화는 급반등했다.

ECB는 지난 4월 통화정책 회의에서 오는 9월까지 매달 300억 유로 규모의 채권 매입을 진행하고, 필요할 경우 연장할 수 있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바 있다.

그러나 프레이트의 발언에 ECB의 자산 매입 프로그램이 연장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

프레이트는 ECB의 정책 틀을 담당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ECB 내에서도 대표적 비둘기파로 간주해온 인물이라는 점에서 그의 발언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프레이트가 주목한 것은 유로존의 인플레이션이다.

실제 지난주 발표된 ECB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 상승하면서 ECB의 통화정책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이는 ECB의 목표치인 2% 바로 밑에 부합한 수치이기 때문이다. 다만 유로존의 물가가 중기적으로 이 수준을 유지하는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CB는 그동안 출구전략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에 근접하고 있다는 강한 증거가 필요하다고 언급해왔다.

ECB 내 대표적 매파 위원인 옌스 바이트만 분데스방크 총재는 프레이트 이코노미스트와 같은 행사에 참석해 올해 말 전에 QE가 종료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재차 언급했다.

그는 "이제 금융시장 참가자들은 자산 매입이 올해 전에 끝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라며 "현 상태에서는 이러한 시장 기대가 타당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당장 애널리스트들은 QE의 종료에 이어 ECB의 첫 금리 인상 시기를 예측하기 시작했다.

앞서 바이트만은 내년 중반부터 ECB가 금리 인상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골드만삭스의 얀 해치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CNBC에 출연해 QE가 올해 종료되겠지만, 더 큰 사안은 첫 금리 인상이 언제가 될지라고 말했다.

JP모건 프라이빗 뱅크의 줄리앙 라파르그 유럽 주식 전략가는 CNBC에 출연해 ECB의 첫 금리 인상은 내년 6월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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