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창헌 기자 = 국내증시가 미·중 무역전쟁과 달러 강세에 따른 신흥국 증시 우려 등으로 급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증권사 전문가들은 추가 하락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코스피 기준 2,300선이 유의미한 지지선이 될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0일 보고서를 통해 밸류에이션이나 기술적 지표상으로 봤을 때 코스피는 2,300선이 단기 바닥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곽 연구원은 "당초 오는 9월이나 10월 중 저점을 예상해 이 기간 예상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수준인 2,350선을 밴드 하단으로 제시했으나 예상보다 빠른 조정으로 이 선을 밑돌았다"며 "현재 밸류에이션 기준으로는 2,300선을 단기 바닥으로 인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스피 2,300선은 6월 기준 PBR 1배이자 주가수익비율(PER) 하위 5% 수준에 해당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피보나치 되돌림 적용시 2,300선이 저점이 될 것으로 봤다. 2015년 이후 코스피 상승폭의 38.2%를 되돌린 수준이다.

곽 연구원은 "2012년과 2016년의 박스권 장세가 재현되더라도 2,300선이 저점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당시 박스권은 고점 대비 저점까지 폭이 300포인트 내외에서 형성됐고 직전 고점이 2,600이었단 점을 고려하면 이번 조정의 저점도 2,300으로 설정하는 편이 합리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코스피 2,300~2,350은 심정적으로 강력 매수 구간이지만, 정황상 분할 매수를 추천한다"며 "2,450선까지는 빠른 복원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단기 낙폭 과대 업종과 종목으로 대응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KB증권도 미·중 무역전쟁 우려 등으로 급락세를 보이는 코스피가 2,300선 안팎에선 저점을 찍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영환 KB증권 연구원은 달러 환산 코스피와 12개월 후행 주가순자산비율(PBR) 등을 감안하면 코스피 저점은 2,300선 수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달러 환산 코스피의 측정은 외국인 자금 입장에서 코스피 수준을 점검해 보자는 취지다.

한국 투자자 입장에선 코스피는 전일 연 저점을 뚫고 내려갔다. 외국인 입장에선 그렇지 않다. 달러 강세 흐름 덕분이다.

김 연구원은 "달러 기준으로 환산하면 코스피는 아직 연 저점보다 2%가량 높고, 이를 다시 실제 코스피 기준으로 환산하면 2,294가 된다"고 말했다.

PBR은 주가가 급락할 때마다 자주 거론되는 분석 지표다.

김 연구원은 12개월 후행 PBR 기준 1배는 2,308로 산출된다고 했다.

과거 2008년 금융위기를 제외한 12개월 후행 PBR 저점은 0.93배다. 이를 적용한 코스피는 2,138이지만, 이 경우는 무역전쟁이 우려를 넘어 현실화하기 전까지는 도달할 가능성이 작다고 봤다.

김 연구원은 "코스피 하락의 주된 원인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 조합과 미중 무역갈등 영향 등이다"며 "다만 소재와 산업재 등 중국 관련 섹터들의 조정이 가팔랐던 점은 미중 무역갈등 영향이 더 컸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달러 환산 코스피와 12개월 후행 PBR 등을 고려한 코스피 저점은 2,300 수준이 될 것"이라며 "다음달 6일 전까지 미중 무역협상이 재개되는지 여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c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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