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미국 국채금리 상승 가도가 이어지면서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의 상승 신호도 점차 짙어지고 있다.

5일 서울환시 등에 따르면 전일 달러-원 환율은 약 한 달 만에 일목균형표상 양운을 뚫고 올라서면서 상승 전환의 본격적인 신호를 보냈다.

달러-원 환율이 최근 3거래일간 연속 상승하면서 대부분의 저항선을 뚫고 올라선 가운데 60일 이동평균선인 1,121.67원 선도 크게 웃돌면서 추가 상단도 열린 상황이다.

일간 기준 상대 강도지수(RSI)는 전일 기준 58.96으로 지난 달 10일 59.58 이후 약 한 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고 과매수권인 70 근방에 빠르게 가까워지고 있다. 여기에 이동평균 수렴·확산지수(MACD)도 전일 신호선 대비 상승 교체되면서 매수 신호를 보내고 있다.





<달러-원 환율이 일목균형표, RSI 추이 *자료: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2110)>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7년래 최고치인 3.2%대 진입하면서 강한 상승 압력을 받은 데다 이날 장 마감 이후 뉴욕 금융시장이 열린 후 발표되는 미국 비농업 고용지표 발표를 앞둔 만큼 달러 매수 유인이 유지될 수 있다.

권도현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기대를 상회하는 미국 경제의 호조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기조가 강화되고 국채 발행 증가와 외국인 수요둔화 등 수급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장기금리의 본격적인 상승을 예상하는 시각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금센터 집계에 따르면 해외 IB들의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 전망치는 올해 말 3.03%에서 내년 1분기 3.17%에 이른다.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 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10년과 30년 금리가 각각 3.0%, 3.25%를 넘어서면 국채 금리가 본격 상승세를 알리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최근 공고한 레인지 상단에 다다른 만큼 속도 조절은 있겠으나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참가자들의 달러 매수까지 가세하고 있어 추세는 상승 쪽으로 열렸다고 봤다.

최근 3거래일간 이어진 상승세에도 외환 당국의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 조정) 움직임도 보이지 않아 역외 롱 심리가 더 강해질 수 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최근 달러-원 1,110원대에서 약간 숏베팅이 있었으나 환율이 더 밀리지 않고 반등했다"며 "바닥을 확인하고 상승 쪽으로 방향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도 "미국 금리 급등이 신흥국 통화 대비 달러에 대한 맹목적인 선호도를 높인 상황"이라며 "뉴욕증시에서 반도체 업종이 약 1.6%가량 급락한 점은 최근 매도세를 이어가는 국내 외국인 자금 이탈에 불을 붙일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딜러들은 채권 금리 급등세가 곧 안정될 것으로 보고 비농업 고용지표 발표 이후 시장 참가자들이 금리 레벨에 적응해 갈 것으로 보기도 했다. 달러-원 환율 상단을 1,140원대까지 열어두긴 어렵다는 의미다.

다른 외국계 은행 외환딜러는 "최근 달러 강세는 미국 금리 급등에 따른 불안에 따라 초반에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이고 다음 주 초반까진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채권 금리가 계속해서 하루에 5bp씩 튀지 않는 한 시장 참가자들이 미국 금리에 내성이 생기면 심리는 빠르게 안정될 것이다. 경기와 지표가 나빠서가 아니라 너무 좋아서 생기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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