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한국은행이 '블록체인 채권'을 테스트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한국은행과 금융시장에 따르면 한은은 작년 말 사업자를 선정하고 블록체인 채권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분산원장 기술을 적용한 국채 거래를 테스트하고 있다.

현재 채권 거래와의 차이는 예탁결제원이 관리하는 기록이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여러 노드(nod)가 동시에 정보를 공유하는 분산원장 형식으로 바뀐다는 점이다.

분산원장방식은 거래가 발생하면 거래 참가자가 합의를 통해서 각자의 원장(ledger)에 해당 내용을 기록하는 방식이다. 한은과 예탁결제원, 거래에 관련된 다른 금융기관들이 각 노드에 해당한다.

한국은행의 연구는 세계은행(WB)의 사례를 참고해 진행되고 있다.

세계은행은 2018년 호주 커먼웰스은행(CBA)과 함께 블록체인 채권 본드아이(BOND-I)를 발행한 바 있다.

본드아이는 참여자를 제한하는 프라이빗(private) 형태의 이더리움 프로토콜을 기반으로 발행된 채권이다. 2018년 8월 2년 만기로 발행해 올해 첫 만기가 돌아온다.

한은은 작년 12월 하윤정 세계은행 재무부 팀장을 초청해 관련 내용으로 세미나를 진행하기도 했다.

블록체인 채권의 본격적인 도입까지는 오랜 기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이번에 세계은행과 달리 채권 발행 과정을 제외하고 이미 채권이 발행된 상황을 가정한 테스트를 진행했다. 현재 한은의 테스트는 연구 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개념검증(POC:Proof of Concept) 단계다.

또 블록체인 채권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거래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기 위한 법률을 구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앙에 집중된 관리시스템과 달리 분산원장기술을 적용하면 사고 발생시 책임소재가 불분명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국채를 이용해 증권과 현금 거래를 분산원장에 기록하고 실시간 동시결제 채권거래 시스템이 가능한지 테스트하는 것"이라며 "실제로 서비스를 하려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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