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리라화 추락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터키 리라화 추락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 윤영숙 기자
  • 승인 2020.08.11 15: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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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유럽 은행권 익스포저 여전히 상당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터키 리라화가 또다시 추락하고 있다.

11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달러-리라 환율은 지난 10일 7.3652리라를 기록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마켓워치는 팩트셋 자료를 인용해 달러-리라 환율이 지난 7일 최고 7.37리라까지 올랐다고 보도했다.

달러-리라 환율의 상승은 리라화 가치가 달러화에 하락했다는 의미다.

터키 중앙은행은 리라 가치가 폭락하자 공개시장 운영의 일환으로 주요 외환 딜러에게 제공하는 유동성 한도를 현재의 절반으로 줄일 것이라고 발표했으나 리라화 가치 하락을 막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리라화 가치는 올해 들어 달러화에 대해 20%가량 떨어져 2018년 이후 가장 가파른 속도로 추락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18년 미국과의 불화로 촉발된 터키 외환위기의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다.

리라화 가치 하락은 터키가 지난 12개월 동안 경기를 떠받치기 위해 기준금리를 15.75%포인트가량 대폭 인하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리라화 가치를 떨어뜨려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앙은행이 지난 몇 달 간 외환보유액을 활용해 리라화 방어에 나섰지만, 중앙은행의 리라화 방어에 대한 회의론도 커지면서 리라화가 끝없이 추락하는 모습이다.

더구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높은 금리에 부정적인 입장이라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상하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주 오버나이트 리라화 차입 금리가 한때 1,000%까지 치솟자 터키 당국은 외국계 은행들에 리라화 스와프 거래를 허용하는 등 규제를 일부 완화했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터키 당국이 리라화 변동성을 용인할 여지를 보여주는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시장의 심리를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긴축 통화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터키의 외환보유액은 금을 제외하면 467억달러로, 이는 7월 말 기준 터키 수입 커버리지 비율로 볼 때 2.8개월을 버틸 정도에 불과하다.

소시에테제네랄은 이미 터키의 외화보유액은 최소 외환보유액 적정 기준을 밑돈다고 주장했다.

파빌리온 글로벌 마켓츠의 애널리스트들은 터키 리라화의 가파른 추락으로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될 수 있으며 경제 환경이 계속 악화하고 중앙은행에 대한 신뢰가 타격을 입으면 뱅크런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터키 은행들에 대해서도 투자자들이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터키 은행과 기업들은 이미 지난 12개월 동안 1천억달러 이상의 채권을 롤오버했다. 터키의 순대외부채는 760억달러가량이지만 상당한 외화 미스매치가 발생하고 있다.

일례로 국제결제은행 자료에 따르면 터키 은행들의 달러화 표시 부채는 290억달러 규모지만, 달러 표시 자산은 180억달러에 불과하다. 터키 은행들의 유로화 표시 부채와 자산 간의 미스매치도 46억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비은행권 기업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기업들의 채무는 190억유로지만, 자산은 36억유로에 그친다.

애널리스트들은 경상 적자 증가에 통화가치 추락, 여기에 대규모 외환 미스매치까지 더해져 터키 기업들의 채무 상환 능력이 타격을 입을 위험이 있다고 전망했다.

문제는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은행들이 터키 은행과 계열사들에 상당한 대출을 내주고 있다는 점이다. 영국 은행들 역시 터키 은행들에 180억달러 이상의 대출 보증을 내준 상태다.

2018년 터키 외환 위기 이후 유럽의 많은 은행들이 터키에 대한 익스포저를 줄이긴 했지만, 여전히 터키와 유럽 국가들과의 경제적 관계가 긴밀해 익스포저는 상당한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터키 자산에 대한 익스포저에도 관심을 기울여야한다고 조언했다.

신흥시장 주가지수에서 터키의 비중이 크게 줄어들어 터키 자산 매도에 대한 충격이 과거보다 상대적으로 적을 수 있다.

MSCI 신흥시장 지수에서 터키 주식의 비중은 0.35%로 2018년 1월 1.05%에서 크게 줄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터키 주가가 지수에서 1% 비중이 있을 때 상관계수는 0.8에 달한다며 터키 주식과의 상관관계가 여전히 높다고 지적했다.

또 신흥시장 자국통화표시 채권지수에 터키의 비중이 4.4%에 이른다는 점은 부담이다. 터키 채권 가격이 하락할 경우 신흥시장 채권에 투자한 투자자들에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달러-리라 환율 추이>

ysyo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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