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미국 3대 주가지수가 모두 2% 이상 폭락하면서 상승 랠리 끝에 급락세로 돌변하는 이른바 '민스키 모멘트'를 맞이했다는 전망이 나온 가운데 국내증시 전문가들은 성장주도 종목군의 급락에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나스닥지수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끌던 FAANG(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MAGAT'(마이크로소프트, 애플, 구글, 아마존, 테슬라)의 상승세도 꺾이는 분위기다.

국내증시 전문가들은 4일 리서치보고서에서 미국 증시가 주로 차익실현 욕구가 높아진 상승 주도 종목군을 중심으로 급락했다고 분석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 3월 23일 저점 이후 나스닥이 67%나 급등해 사상 최고치를 여전히 경신하는 모습을 보여왔다"며 "지수가 급등하다보니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ER)이 22.8배로 10년 평균인 15배를 큰 폭으로 상회해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아져 있던 상황"이라고 짚었다.

서 연구원은 "이런 가운데 시장의 큰 화두가 됐던 테슬라와 애플의 주요 주주와 내부자의 주식 매도 소식은 투자심리를 급격하게 위축시켰고, 그 결과가 주요 종목의 급락 원인으로 추정된다"며 "미국 경기 회복이 지속된다면 어느 정도 합당한 모습을 보일 수 있으나 미 연준은 지속해서 경기 회복둔화에 대해 경고해왔으며, 고용보고서 결과를 비롯해 주요 경제지표 등 펀더멘탈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럼에도 국내증시가 나스닥지수 폭락의 여파에 조정을 받을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봤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뉴욕증시는 대형 기술주에 매도세가 집중된 영향으로 3대 지수 모두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다"며 "거시경제 측면에서 노출된 특별한 악재는 없었지만, 그동안 외면됐던 기술주의 가격 부담이 이날 더 부각되면서 투자자의 차익실현 욕구를 자극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국내 증시의 경우 8월말 조정을 통해 기술적 과열을 먼저 해소한 상태"라며 "더불어 주요국 제조업 지표 개선이 최근 두드러지고, 환율과 금리 시장에서 특별한 문제가 없음을 감안한다면 국내 증시 변동성은 제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 증시에서 단기에 성장주 랠리에 걸림돌이 될 만한 이슈로 '약가인하와 반독점'이슈도 언급됐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성장주 랠리에 타격을 줄 수 있을 이슈로 많이 언급되는 것이 인플레이션 우려이나 아직 이른 시기"라며 "나스닥을 통해 금리보다는 스팟 이벤트에 따른 조정이 일반적임을 알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오는 29일 미 대선 토론을 앞두고 '약가인하와 반독점'이 성장주 조정 이벤트로 작용할 수 있다"며 " 헬스케어는 대중 인기에 영합할 수 있는 이슈이고, 반독점과 관련해서는 독점 규제 근거 변화에 따른 구글, 애플 등 인터넷 공룡의 앱스토어 규제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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