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뜨거웠던 테슬라가 하루 사이 20% 넘게 폭락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편입의 불발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테슬라의 지수 편입 불발은 편입 기대로 강력한 베팅에 들어간 강세 투자자에게 큰 실망으로 이어졌다. 강세론자들은 테슬라가 최근 분기별 실적과 주식 액면분할 계획을 내놓자 주가가 추가로 급등할 것으로 내다봤었다.

테슬라의 S&P 500 편입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커 보였기 때문에 시장의 실망도 컸고, 주가는 크게 고꾸라졌다.

S&P 500에 편입되기 위해서는 기업의 최근 실적을 포함해 4분기 연속 누적 실적을 제출해야 하지만, 단순한 수학적 공식으로 결정되지는 않는다. 기업이 미국에 기반을 두는지 여부를 포함해 기본적인 적격성 기준을 따른다. 동시에 몇 가지 기준을 넘어 지수위원회의 재량에 따라 선정 여부가 달라지기도 한다.

S&P 500을 추적하는 자금은 11조달러를 넘기 때문에 지수에 편입되는 기업의 주가는 대게 상승한다.

S&P 측은 개별 기업의 지수위원회 논의 사항을 언급하지 않았고 테슬라에 대한 논평 요청에도 응하지 않았다.

다만, 전문가들은 테슬라의 발목을 잡은 몇 가지 요인을 분석했다.

멜론의 스테파니 힐 지수사업 헤드는 S&P의 발표를 앞둔 논평에서 "수익의 품질이 지수위원회의 핵심 이슈가 될 수 있다"며 "테슬라의 수익 지표가 좋은 것은 주로 다른 경쟁사에 대한 탄소배출권 판매에 따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국은 전기차 생산업체에 탄소배출권(regulatory credits)을 주는데, 테슬라가 이런 크레디트를 배출가스 기준에 도달하려는 다른 업체에 판매한 것이다.

또한, 주식의 변동성과 회사 수익의 지속 가능성도 문제가 됐을 수 있다.

테슬라는 가장 최근 분기에 배출권 판매로 4억2천8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고, 1억400만달러의 순이익을 거뒀다.

전문가들은 이번 지수 편입 불발이 테슬라 주식의 단기 강세 옵션 물량과 맞물려 추가로 약세 흐름을 키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노무라증권의 찰리 맥앨리거트 전무는 "테슬라의 편입 불발은 나스닥과 기술주 중심의 장세에서 새롭고 고통스러운 특이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재택 투자자의 광기 어린 투기와 관련해 연쇄적 심리의 관점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이번 지수 편입 불발이 가까운 시일 내에 편입이 불가능하다는 뜻은 아니다. S&P 측은 8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지수위원회는 분기별 재조정 시기가 아니더라도 언제든지 신규 기업을 포함할 수 있다고 말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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