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2년에도 20% 하락



(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달러화가 20% 더 하락할 수 있다고 미국 씨티그룹이 전망했다. 월가에서도 가장 극단적인 약세론에 속하는 시각이다.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씨티그룹의 시장 전략가들은 최근 달러화 가치가 내년에 20%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미국의 주요 교역국의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나타낸 ICE 달러지수가 75를 밑돌 수 있다는 전망이다.

현재 92정도인 ICE 달러지수가 이 정도로 내린 시기는 지난 20년간 수개월에 불과했다. 달러지수는 3월 최고점 이후 10% 이상 떨어졌다.

지난 3월 코로나발 시장 패닉으로 안전통화인 달러화 가치가 치솟았지만,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채권 매입 등으로 달러화 유동성을 공급한 영향이다.

달러지수는 지난 2002년에 20% 가까이 하락했다. 미국의 쌍둥이적자(재정·경상적자) 규모가 상당했고, 미국 주식·채권 투자자가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리던 시기다.

백신 개발로 세계 경제가 정상화한다는 기대가 커진 가운데 2000년대 초반처럼 비달러화 자산 매입이 늘어나면 달러화가 추가적인 하방 압력을 받을 수 있다.

피델리티 인터내셔널의 살만 아메드 글로벌 매크로 책임자는 "상황이 나아지고 리플레이션이 돌아오면 (달러화) 유동성이 더 위험한 자산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이 달러화 표지 자산 대신 위험통화 표시 자산을 포트폴리오에 담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다만 블루베이자산운용의 데이비드 라일리 수석투자전략가는 "외환 전망은 금융시장 점성술 중에서도 전문적인 것"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yt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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