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올해 들어 증권회사·회계법인의 크로스보더 딜(국경 간 거래) 인수합병(M&A) 자문액이 급감했다. 해외 기업이 글로벌 경기 침체로 움츠러든 데다 국내 기업도 환율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연합인포맥스 M&A 자문 순위(화면번호 8460)에 따르면, 국내외 증권회사와 회계법인이 연초부터 현재까지 재무적으로 자문한 국내 딜(22조7천618억원)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6% 감소했다. 크로스보더 딜(8조2천535억원)은 74% 급감했다.

이에 따라 전체 딜(31조153억원)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로 반 토막 났다.

올해 전체 M&A 시장 규모가 줄어든 것은 금리 때문이다. 높아진 금리(할인율)가 매물의 가치를 낮춘 탓에 기업이 매각을 꺼리는 분위기다. 또한 인수금융 비용이 커져 사모펀드(PEF)가 딜을 추진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눈에 띄는 점은 크로스보더 딜 감소세다. 해외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딜과 국내에서 해외로 나가는 딜이 줄었다.

국내 기업이 해외 매물을 인수하는 딜의 경우 환율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됐다.

원화는 올해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연합인포맥스 달러원 거래종합(화면번호2110)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전날 연고점(1,343원)을 터치하기도 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여전한 매파적인 스탠스가 달러 강세 배경이다. 원화 약세는 해외 매물의 가격 매력을 떨어뜨린다.

M&A 시장 전문가는 "현재 1,300원대를 웃도는 환율이 해외딜에 영향을 주는 듯하다"며 "원화가 강세를 보여야 우리나라 기업이 해외로 나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통화 약세의 영향은 일본 M&A 시장에서도 나타났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엔화 약세로 해외 기업을 살 때 허들이 높아지고 있다"며 "해외에서의 성장을 노리던 M&A의 조류가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원화 약세는 역으로 해외 기업이 국내 매물을 노릴 기회일 수 있다. 하지만 M&A 전문가는 해외 기업에 있어 원화값 하락은 부차적인 유인이라고 선을 그었다. 해외 기업의 경우 보통 국내외 경기 확장기에 국내 매물을 검토한다는 설명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현재 세계 경제가 단기적으로 회복하고 있으나 여전히 위험 요인이 많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이전보다 0.1%포인트 낮은 1.4%로 수정했다.

M&A 전문가는 "글로벌 기업 입장은 사업을 확장할 시기냐는 관점에서 딜을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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