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미국에서 다시 부양책 논의가 시작되고 우리나라에서는 3차 재난지원금을 포함한 예산이 나오는 등 재정 이슈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이번 달 감소한 국고채 발행 규모에 기대 수급 개선을 기대했던 서울 채권시장도 금리 눈높이를 다시 올리는 분위기다.

2일 CNBC 등에 따르면 미국 상원의 초당파 의원들은 9천80억 달러 규모의 경기 부양책을 제안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더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취임 전 통과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기부양책은 시작에 불과하며, 앞으로 더 많은 대책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에서도 경기부양책 편성이 진행 중이다.

여야는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558조 원 규모의 내년 예산안을 처리한다. 원래 예산에도 한국판 뉴딜과 일자리 대책 등 경기 지원 규모가 큰 부분을 차지했지만 협상 막판에 당정이 3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하면서 2조2천억 원이 증액됐다. 증가 금액은 국채발행을 통해 조달한다.

한국과 미국의 경기 부양책에 국고채 금리는 가파른 상승세다. 이날 오전 10시 40분 현재 국고 3년 금리는 전일보다 1.1bp 오른 0.988%, 10년 금리는 3.8bp 상승한 1.683%를 나타냈다.

시장참가자들은 재정확대에 따른 금리 상승을 피할 수 없다는 의견이다. 당장 채권 발행 증가 규모가 2조 원가량으로 크지 않다고 해도 재정확장이 한 번에 그칠만한 이슈도 아니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3차 재난지원금으로 국채 발행액이 늘었는데 내년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며 "내년에 추경이 한두 번 더 있다고 본다면 국채 물량이 10조 원가량 늘어나는 것은 어려운 일도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 상승 전망은 금리가 오르기 전에 채권을 발행하려는 수요를 촉발시킬 수도 있다. 이에 따라 내년 상반기에는 기업들도 회사채 발행을 늘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금리 상승이 지속되면서 국고 10년물 금리는 1.7% 수준이 다음 저지선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마저도 저가매수에 적정한 레벨은 아니라는 평가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백신의 긴급 사용이 12월 중·후반에 이뤄질 수도 있어 지금이 저가 매수 기회라고 보기 어렵다"며 "국고 10년 1.7%가 상단 저지선으로 역할을 하겠지만 앞으로의 여건을 보면 상승 리스크가 더 많다"고 말했다.

재정확대발 금리 상승을 차단할 수 있는 재료는 중앙은행의 개입이 가장 강력하다. 현재 우리나라 채권시장에서 기대할 수 있는 수단은 한국은행의 국고채 단순매입이다. 다만 한은이 어느 정도까지 나서줄지는 미지수다.

신 연구원은 "금리 상승을 억제할 수 있는 것은 자산 매입 규모 확대 등의 통화정책"이라며 "이 시그널이 나온다면 시장이 안정되고 단기적으로 채권을 매수할 수 있는 타이밍"이라고 설명했다.

jhhan@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10시 48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