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중국 인민은행이 자국 은행들의 녹색금융 활동의 공개를 의무화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9일 보도했다.

중국이 오는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계획에 동참하기 위한 것이다.

중국의 탄소 배출은 2030년 이전에 최고치를 찍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탄소 배출국인 중국이 40년도 안 되는 사이에 탄소 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5조달러 가량의 비용이 소요될 것이며 광산업계의 일자리 퇴출 등 사회적 혼란도 예상된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이강 인민은행장은 9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화상 핀테크 콘퍼런스에 참석해 "기후 목표를 맞추기 위해 중국은 저탄소 생산과 소비로의 전환 속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면서 이를 위해 금융 재원을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중국에서는 인민은행을 중심으로 풍력과 태양에너지로의 의존도를 높이는 쪽으로 금융기관의 재정을 지원하고자 힘쓰고 있다.

그린본드와 그린론은 모두 저탄소 에너지와 제조기술, 인프라 자금 조달에서 상당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지난 6월 기준 중국 은행들의 그린론 대출 규모는 11조위안(미화 1조7천억달러)을 넘어서 세계 최대를 기록했다.

그린본드 발행액은 1조2천억위안으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다.

인민은행은 녹색금융에 대한 감시를 강화해 녹색금융을 지원하는 은행들의 활동을 평가하고 있다.

녹색금융 활동 공개를 의무화하도록 한다면 여기서 한 발 더 나가는 것이다.

인민은행과 중국 정부 부처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중국의 녹색금융 시장에 진입하는 길을 더 매끄럽게 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다만 기업들의 채권발행 수익금의 사용처에 대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어 '그린'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서류를 통해 명확하게 입증할 필요가 있다.

결국은 투자자들에게 데이터와 정보가 더 많이 공개돼야 한다는 것이다.

스위스 소재 금융안정이사회는 기후변화와 관련한 금융 정보 공개를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실제로 녹색금융의 정의가 수익금 사용과 관련한 국제적 가이드라인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차이를 좁히기 위해 인민은행은 올해 '그린'에 부합하는 프로젝트 리스트에서 '화석연료의 깨끗한 활용' 부분을 삭제하기도 했다.

인민은행은 그러나 여전히 특정한 그린 프로젝트가 아닌 '일반적인 운영자금'으로 채권 수익금의 절반 이상을 사용하도록 허용하고 있다.

런던의 비영리 기후채권이니셔티브가 제시한 5% 기준을 크게 웃도는 것이다.

이강 행장은 "국내적 기준을 업데이트하고 국제적 협력을 강화해 국내와 국외의 그린금융의 조화를 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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