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대형은행들이 조직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비대면 가속, 빅테크 출현 등 경영 환경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변화에 적응하면서 효율성을 높이자는 목표에 융합과 조직 슬림화가 대세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4대 은행(국민·신한·우리·하나)의 상반기 말 기준 정규직원은 총 5만6천130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말보다 748명이 감소했다.

올해 코로나19의 여파로 신규 채용인력이 다소 제한된 만큼 특별퇴직 등을 거치면 직원 감소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전체적인 규모와 맞물려 경영 체제도 융합을 바탕으로 슬림화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디지털, IT(정보기술), 데이터 등 기능별로 분리된 조직을 고객 관점에 기반한 플랫폼 조직으로 전면 개편했다. 사업조직(Biz)과 기술조직(Tech)이 함께 일하는 25개 플랫폼 조직을 8개 사업그룹 내에 만들었다.

각 플랫폼 조직은 '데브옵스(DevOps)' 조직이라 부른다. 개발(development)과 운영(operation)의 합성어다. 말 그대로 개발과 운영 담당자가 연계·협력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외 '개인마케팅단'을 확대 개편하고 'SME(중소상공인) 마케팅본부'를 신설했다. 마이데이터와 클라우드플랫폼 등 부문 조직을 '단'으로 바꾸면서 지역영업그룹은 광역화로 재편했다.

이로써 내년에는 15그룹, 23본부, 113부, 13개 지역영업그룹으로 바뀐다. 그룹은 2개 줄고 본부와 부는 각각 4개, 10개씩 늘었다. 의사결정의 속도와 실행력을 높이자는 취지다.

하나은행은 '3S(Simple, Speed, Smart)'의 조직혁신 원칙으로 팀(Unit) 중심 조직체계로 개편했다. 부서장이 보유한 전결권을 팀 리더에게 이양한 것이다. 기존의 부서는 역할이 축소돼 지원 업무를 주로 하는 섹션(Section)으로 변경한다.

미래금융, 리테일, 자산관리 등 기능 중심으로 분리됐던 조직은 손님중심의 '디지털리테일그룹'으로 통합했다. 이 그룹에는 사업, 디지털, IT가 융합된 다기능 팀(Cross-Functional Unit)을 만든다. 이러한 팀은 은행 전반으로 확산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3개 사업그룹을 줄이고 임원 수도 감축했다. 공동영업체계인 VG(Value Group) 제도는 확산한다.

'영업/디지털그룹'을 신설하고 관련 사업그룹들은 통합한다. 현장에서 효율적으로 마케팅하도록 한다. 개인그룹과 기관그룹은 '개인/기관그룹'으로 합친다. 기업그룹, 중소기업그룹도 '기업그룹'으로 뭉친다. HR그룹과 업무지원그룹도 함께 '경영지원그룹'으로 재편한다.

신한은행은 경영진 직위 체계를 간소화했다. 기존에는 부행장-부행장보-상무의 3단계였지만, 부행장-상무로 변화했다. 수평적 소통으로 빠른 의사결정 속에 사업추진의 실행력이 높아지도록 했다.

은행 관계자는 "에자일(Agile)과 트랜스폼(Transform)이 기반이 된 운영 조직을 은행도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며 "다변화한 영업 채널과 고객들의 수요, 사회적 책임을 함께 수반하려면 대형은행들이 선도적인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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