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최근 한국과 미국 국채 금리의 스프레드가 급격히 축소되면서 적정 스프레드에 대한 시장참가자들의 의문이 커지고 있다.

양국의 기준금리 변화가 없는 가운데 국채 스프레드가 평균적인 움직임에서 이탈하다보니 이를 일시적인 것으로 봐야할지, 아니면 추세적인 스프레드 축소 상황으로 판단해야 할지 갈림길에 선 상황이다.

시장참가자들은 한국과 미국의 수급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며 향후 스프레드 축소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13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지난 11일과 12일 한국과 미국의 국채 10년물 금리 스프레드는 각각 54.7bp와 58.4bp를 나타냈다.

최근의 10년 금리 스프레드는 한국은행이 지난 5월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한미 기준금리 스프레드가 50bp(미국 기준금리 하단 적용)로 확대한 지난 5월 말 이후 가장 좁은 수준이다.

5월 말 이후 10년 금리 스프레드의 평균치는 73bp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는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장기 국채 금리의 스프레드가 감소하자 원인을 통화정책보다는 양국의 채권 수급 상황에서 찾아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그동안 한미 스프레드가 60~80bp 사이에서 움직이면서 일시적인 이탈은 금방 되돌렸다"며 "현재 60bp를 하회한 것은 미국의 부양책에 따른 수급부담이 더 큰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경우 시장의 기존 예상과는 달리 민주당이 상·하원에서 모두 다수당을 차지했다. 그 결과 민주당의 정책 기조에 따라 경기 부양책이 확장될 가능성이 커졌다.

그런데 확장된 재정을 흡수해줄 것으로 기대를 받는 연준은 오히려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언급하고 나섰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와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는 각각 올해 내 테이퍼링 가능성에 대한 언급을 내놓은 바 있다.

연준은 현재 매월 800억 달러 규모의 국채를 매입하고 있다. 연간 약 1조 달러인데, 연준이 작년에 매입한 2조3천억 달러에 비해 매입규모가 크게 줄어들기 때문에 민간의 수급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여기에 더해 연준이 테이퍼링에 나서기라도 한다면 매입 규모는 더욱 줄어든다.

우리나라의 수급 상황은 작년 말 상황에서 아직 큰 변동이 없다. 4차 재난지원금 등 추가 물량 공급 우려가 있기는 하지만 기획재정부는 아직 4차 지원금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양국의 수급 상황 차이와 우리나라 채권시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신흥국 시장, 달러-원 환율 등 요소를 감안하면 한미 국채 스프레드는 앞으로 더 줄어들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미국이 대규모 재정정책을 예고하면서 장기금리가 오른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그 정도의 정책은 없을 것"이라며 "10년 금리 스프레드가 줄어드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에도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면서 "오히려 기준금리 스프레드가 10년 금리 스프레드를 따라서 움직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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