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금리 상승세 속에서 가장 큰 충격을 받고 있는 국고 10년물 구간의 수급이 시장의 우려보다는 나쁘지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

기획재정부의 예비비 사용과 한국은행의 단순매입으로 시장에 실제로 풀리는 물량은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규모보다 줄어들 수 있고, 이마저 올해 남은기간 분산해서 풀리기 때문에 시장의 불안감이 과도한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다.

22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국고 10년 지표물인 20-9호의 상장 잔액은 12조 원이다.

오는 3월부터 5월까지 20-9호의 입찰이 추가로 예정돼 있지만 4월과 5월에는 차기 지표물의 선매출과 물량이 나뉘기 때문에 3월은 3조 원, 4월과 5월은 각각 1조8천억 원가량의 입찰을 예상할 수 있다. 이를 현재 상장액에 더하면 20-9호의 발행 액수는 총 18조6천억 원가량이 된다.

여기에 비경쟁인수 옵션 행사와 추경 편성에 따른 추가 물량을 고려해도 20조 원을 다소 웃도는 수준에서 20-9호의 물량이 마무리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20조 원도 다른 국고 10년 비지표물에 비해 적지는 않지만 추경 물량이 많이 풀렸던 20-4호의 24조5천억 원 비해서는 4조5천억 원가량 적은 수준이다.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최근 10년물 약세가 두드러지고 있으나 수급상 20-9호의 물량이 시장에 엄청난 충격을 줄 정도는 아닐 수 있다"고 말했다.

추경에 따른 불안심리가 실제 금리 상승세를 더 심화시키고 있다는 설명도 나온다.

추경의 규모를 20조 원이라고 가정해도 기재부의 예비비 3조~4조 원을 제하고 한국은행의 단순매입 규모를 5조 원가량이 될 것으로 추산하면 남은 11조 원을 올해 남은 10개월 동안 나눠서 공급할 경우 한 달에 시장에 추가로 풀리는 물량은 1조1천억 원 정도에 그친다.

다만 이 분석은 한국은행이 단순매입에 나선다는 가정에 기댄 측면이 크다. 한은이 시장 예상대로 물량 흡수에 나서지 않을 경우 금리는 더 크게 오를 수 있다.

이번 주 한국은행의 국회 업무보고와 금융통화위원회 일정이 연달아 있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어떤 식으로든 단순매입에 관한 한은의 입장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른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추경 규모는 15조~20조 원 정도가 시장의 추산이고, 기재부의 예비비와 세출 구조조정까지 고려하면 10조 원 내외의 추경발 국고채 물량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며 "한은에서는 추경 물량의 절반 정도를 단순매입으로 흡수하지 않을까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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