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서울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다음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이주열 한은 총재의 경기 판단과 국고채 단순매입 관련 언급에 관심을 두는 분위기다.

한은의 국고채 단순매입은 금통위를 이틀 앞둔 13일 문재인 대통령의 재정 관련 발언으로 추가경정예산 기대가 살아나면서 다시 조명을 받았다.

14일 연합인포맥스가 거시경제·채권전문가 13명을 대상으로 기준금리 전망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은 모두 이달 기준금리가 0.50%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애초 시장참가자들은 1차 추경 영향을 성장률 전망에 반영하지 않았다는 이주열 총재의 지난 발언 등을 토대로 이번 금통위에서 매파적 뉘앙스의 발언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금통위를 앞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유행하기 시작했고, 백신 보급이 늦어지고 있다는 점도 부각됐다.

A 증권사의 채권 운용역은 "추경 효과와 지난 금통위 이후 나온 물가지수를 반영하면 (향후) 한은 전망치를 상향 조정할 필요는 있을 것"이라며 "다만 경기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으니 긴축을 하겠다는 식의 발언까지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B 증권사의 채권 운용역은 "시장은 경제 지표 개선에는 내성이 생긴 듯 하다"며 "다른 나라와 달리 우리나라는 백신도 부족하고, 미국은 고용 호조인데 한국은 고용 상황도 나쁘다"고 말했다.

한은의 국고채 단순매입 관련 입장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은은 상반기 5~7조 원의 단순매입 시행을 발표한 뒤 지난 3월 2조 원만 흡수한 바 있어 남은 금액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남아있다.

한은은 지난달 시장금리가 급등하자 5~7조 원과 별도로 추가 매입이 가능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단순매입에 대한 관심은 최근 금리 급등세가 멈추면서 잦아들었다가 전일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으로 다시 살아났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로 타격받는 계층에 대한 '지금까지 해온 이상의 적극적 재정지출'을 주문했고, 채권시장은 추경을 예상하면서 금리 상승세를 나타냈다.

C 증권사의 채권 운용역은 "재정 확장 기조가 쉽게 약화하지는 않을 것 같다"며 "청년층에서 지지율이 하락하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단순매입과 관련한 또 하나의 포인트는 국고 3년 금리에 대한 한은의 관심이다.

이주열 총재는 지난 2월 간담회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가 기준금리 대비 높다고 언급한 적이 있고, 이후 한은의 국고채 단순매입 종목에는 국고 3년이 포함됐다. 이번 금통위를 앞두고 시장에서는 3년 구간에서 강세가 나타나는 중이다.

채권시장에서는 금통위원의 성향에 대한 궁금증도 크다. 이번 금통위 이후 공개될 의사록에서 향후 금리 인상 소수의견의 단초가 될 개별 위원들의 매·비둘기 성향이 나타날지 여부도 흥미로운 관찰 대상이다.

지난 2월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한 금통위원은 "미래 금융안정을 위협하는 잠재적 요인이 누적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계속 주의를 기울여 갈 필요가 있다"며 "우리 경제가 본격적 회복국면으로 들어서게 되면 지금보다 금융안정에 더 무게를 둔 통화정책 운영을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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