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국채선물의 저평가가 장기간 풀리지 않는 특이한 상황이 이어지면서 향후 해소 가능성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최근 몇 주간 외국인이 선물 순매수 기조를 강화하고 있어 일각에서는 해소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제기하기도 했다. 다만 현재 시장에 우호적인 재료가 많지 않아 방향성을 보고 베팅하는 외국인이 언제까지 선물 매수를 할지 알 수 없다는 반론도 나온다.

28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전일 3년 국채선물의 저평가 폭은 14틱으로, 3년 국채선물은 지난 롤오버 이후 11~17틱 범위에서 큰 폭의 저평가를 이어오고 있다.

10년 선물의 저평가 범위는 2~26틱으로 들쭉날쭉하지만 역시 롤오버 이후 저평가가 해소된 적은 없다.

국채선물 저평가 상황에서는 선물 매수와 바스켓에 포함된 종목의 국고채 현물 매도로 무위험 차익을 얻을 수 있다.

바스켓 현물 매도에 수반되는 대차거래에도 비용이 발생하기는 하지만, 차익거래에서 얻을 수 있는 이득보다는 낮은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대차 비용보다 선물이 더 저렴하다"며 "바스켓 현물을 차입해서 팔고 선물을 사는 것이 무조건 이익"이라고 설명했다.

차익거래 가능성이 모든 시장참가자 앞에 놓여 있지만 저평가가 해소되지 않는 특이한 상황이 계속되는 셈이다.

원인으로는 대차 규모의 한계와 충분치 않은 외국인의 선물 매수 물량이 꼽힌다.

현재 시장에서는 대차를 하고 싶어도 대차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적은 상황이다. 국고채 현물은 발행 규모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대차 물량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3년 선물의 바스켓 종목 가운데 하나인 국고 20-8호의 대차 비율은 전일 50.1%를 기록해 채권 종목 가운데 1위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저평가가 해소되기 위해서는 반대 매매 이외에 추가로 국채선물에 강한 매수세가 있어야 하는데, 결국 시장에서 이 역할을 맡을 주체는 외국인밖에 없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외국인이 선물 매수세를 보이면서 국채선물의 저평가 해소 기대감이 나타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 2월과 3월 3년 국채선물을 대규모로 매도한 외국인은 4월 들어 매수 포지션을 쌓고 있다. 지난주 9천589계약을 쌓은 외국인은 이번주 들어서도 9천855계약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10년 선물도 4주째 순매수 중이다.

다만 몇 주간의 추세를 가지고 외국인이 추세적으로 매수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해 필요한 매수 규모도 3년 선물 기준 10만 계약 이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허태오 삼성선물 연구원은 "대규모로 매수와 매도의 반복이 일별로 너무 차이가 난다"며 "외국인도 너무 다변화됐고, 하루하루 매매 방향을 보고 (추세를)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인상 기대와 재정확장 우려에 금리 상단이 명확히 형성되지 않은 점도 외국인의 매수를 자신할 수 없게 만든다. 매도 베팅이 유리해 보이는 상황에서 외국인이 추세적으로 매수에 나서서 저평가를 해소해줄 것이라 기대하기는 어렵다.

허 연구원은 "결국 금리 상단을 확인해야 현물 수요도 안정적으로 들어오고, 선물 매도도 줄어들 것"이라며 "재난지원금과 손실보상제 이슈가 불거지면 기존 금리 전망도 소용이 없어진다"고 말했다.

증권사의 채권 운용역은 "선물시장의 외국인은 차익거래 보다는 방향성에 베팅을 하는데 매수 베팅을 하려면 금리가 하락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어야 할 것"이라며 "남은 재료들이 채권시장에 비우호적인 상황에서 저평가 해소가 쉬워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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