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달라졌다.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어 웹툰을 선보이고, 25년간 사옥을 지켜온 사내 황소상을 시민들 곁으로 내보냈다. 그리고 현대자동차그룹 계열 광고대행사 이노션 출신의 광고 전문가까지 영입했다.

자본시장 지킴이, 그래서 폐쇄적일 수밖에 없었던 거래소가 이제는 '시장 프렌들리'로 돌아섰다. 주식투자인구 800만 시대, 경제활동 인구 기준 앞으로 주식투자에 뛰어들 2천만 주린이들까지 고려해 좀 더 친근한 거래소가 되려는 행보로 읽힌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거래소는 이날부터 리얼 실화 웹툰 '거창한 거래소의 소심한 X(엑스)'를 선보인다.

웹툰의 이야기를 풀어가는 주인공은 모두 실존 인물들이다. 할 수 없는데 할 수 있다고 말하는 100% 샐러리맨 김네네 차장과 츤데레 완벽주의자 김성꼰 팀장, 빨간펜으로 보고서를 고쳐주는 방꼼꼼 부장, 하루하루 조마조마하게 적응하는 겁 많고 소심한 조바심 팀장까지 모두 거래소 홍보부에 근무하는 직원들을 캐릭터화했다.

거래소는 웹툰을 통해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부서 내 거래소 사람들의 이야기부터 거래소를 향한 시장의 물음까지 매주 하나씩 재미있게 풀어낼 예정이다.

웹툰 게시를 위해 최근에는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도 만들었다. 웹툰뿐만 아니라 거래소의 소식을 다양하게 전하기 위해서다.

최근 거래소가 온라인상에서 보인 행보를 두고 시장에선 과거와는 사뭇 다른 획기적인 변화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간 몇 차례 소통이란 키워드를 내세웠음에도 폐쇄적이란 수식어가 따라다녔던 거래소가 자신을 소개하고, 무엇을 하고 있는지 적극적으로 알리고 나선 것은 사실상 처음과 다름없어서다.

이는 내부에서 손꼽는 손병두 이사장 체제 아래서 가장 큰 변화기도 하다. 손 이사장은 과거 그들만의 리그였던 자본시장에서 뛰는 플레이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만큼 거래소의 존재를 더 많은 사람이 친근하게 느끼고, 이를 통해 함께 성장해야 한다고 줄곧 말해왔다고 한다.

올해 만들어진 거래소 내 홍보미디어 태스크포스팀(TFT)은 이 같은 손 이사장의 뜻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액션 플랜이기도 하다.

손 이사장은 TF를 이끌 수장에 이노션 출신의 광고 전문가를 지난 9월 영입했다. 웹툰 속 조바심 팀장 캐릭터를 맡은 조현정 팀장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이노션 초창기 멤버로 현대모비스, 홈플러스, 광동제약 등 다수의 광고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며 업계에 오랜 시간 몸담아 온 베테랑 중 베테랑이다. 조 팀장은 웹툰 기획은 물론 앞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 시장과 거래소의 소통을 전담할 예정이다.

거래소의 시장 프렌들리 행보는 오프라인상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사옥 내 황소상을 25년 만에 실외로 옮기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일반 시민들이 황소상을 언제든지 볼 수 있도록 해 거래소 정문 앞을 미국 월스트리트처럼 관광 명소나 포토존으로 만들겠다는 얘기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손병두 이사장 취임 이래 거래소가 시장을 대하는 태도가 사뭇 달라졌다"며 "주식시장, 자본시장의 문턱이 과거보다 낮아지면서 거래소도 시장과 소통의 필요성을 더 크게 느끼고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귀띔했다. (투자금융부 정지서 기자)







jsjeong@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9시 20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