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수용 기자 = 프라이빗뱅커(PB)는 늘 투자자가 중심이다. 투자자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고, 어떤 것을 원하는지에 따라 PB가 제공할 수 있는 솔루션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머니무브', 자산 관리 및 연금 시장의 투자자 자금이 은행에서 증권으로 이동했다. 투자자들이 움직이니 PB들도 이동했다. 한국씨티은행의 베테랑 PB가 증권사로 옮긴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염정주 신한금융투자 청담금융센터장은 17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고객의 니즈가 변하다 보니 PB들도 증권에 많은 관심을 두게 됐다"며 증권을 택한 배경을 말했다.







한국씨티은행이 국내 소비자금융 부문을 철수하면서 PB 30여 명이 신한금융투자로 자리를 옮겼다. 그중에서도 한국씨티은행에서 3명뿐이었던 마스터 PB 2명도 신한금투로 이직했다.

스타 PB들이 증권사행을 택한 이유는 증권의 상품이 더 다양하기 때문이다. 고액 자산가의 경우 세금 혜택에 민감한데, 증권에서는 세제 혜택을 얻을 수 있는 상품이 많았다. 또한 일반 투자자들도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나 개인형 퇴직연금(IRP), 연금저축 등 훨씬 다양한 세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염 센터장은 "상대적으로 은행권에선 세금과 관련한 상품을 찾기 어려웠다"며 "상품을 선택하는 데 있어 다양한 라인업이 있는 게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기업공개(IPO) 공모주 투자 인기도 높아지면서 증권에서 이를 같이 할 수 있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염 센터장을 비롯해 청담 센터의 PB들은 '고객 중심 사고'를 갖췄다. 씨티은행의 타이트한 교육 프로그램을 거치면서 고객을 중시하는 PB로 성장할 수 있었다. 신한금융투자는 염 센터장을 비롯해 다른 PB들과 인터뷰할 때 이와 같은 고객 중심 문화와 자산 관리 역량을 높게 평가했다. 신한금투에도 이런 문화가 자연스레 자리 잡길 원한 것이다.

자산 관리 솔루션을 위해선 고객 중심 서비스가 필수다. 과거처럼 상품 중심 서비스는 관계를 잃기 쉽다. PB와 고객 사이에 상품밖에 없기 때문이다. 염 센터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전후로 차이나 펀드, 브릭스 펀드가 큰 손실을 보면서 상품 중심 서비스는 신뢰가 깨지기 쉽다고 느꼈다.

염 센터장은 "아프지 않아도 종합 검진을 받아 문제를 파악하는 것처럼 한 번의 세일즈로 끝나는 게 아니라 지속해서 자산을 관리해야 한다"며 "현금 흐름 개선, 자녀 비용 및 노후 자금 등 고객과 대화를 나누며 변화를 파악하는 것이 금융 솔루션의 시작"이라고 짚었다.

염 센터장은 최근 자산관리 트렌드로 세대 간 자금 이동을 꼽았다.

10여 년 전만 해도 집안 어른들이 모든 자산을 관리했다면 지금은 고령화 및 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조기 증여가 이뤄지고 있다. 또한 증여를 조기에 하면 이후 증여보다 세금을 줄일 수 있어 증여 플랜을 일찍 시작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염 센터장은 "투자에 대한 자료도 많아지면서 투자자들이 자산을 축적해야겠다는 니즈를 찾고 있다"며 "세대 간 자본 증여 및 개인의 자산 축적 니즈는 올해도 지속될 트렌드"라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양적완화 종료 및 금리 인상 등 시장 변동성을 대비해 한 분야에 치우치지 않는 글로벌 자산 배분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자산가들 또한 '핫'한 상품을 찾기보다 안정적으로 시장 위험을 고려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염 센터장은 PB로 일하면서 '더 알고 싶다'는 마음을 느꼈다. 그가 오랜 기간 PB로 일할 수 있던 원동력이다.

고객과 이야기하면서 상품에 관심이 생겼고, 그러면서 공인재무분석사(CFA)도 공부하게 됐다. 이런 관심은 그를 씨티은행의 투자상품부, 투자리서치 업무로 이끌었고, PB들을 교육하는 소비자금융 비즈니스 연수팀장 자리까지도 이어졌다.

염 센터장은 "한번 잘하는 게 아니라, 단순하지만 어떤 일을 오래 반복하는 것이 더 어렵다"며 "고객과도 지속해서 연락하고 안부 여쭙는 단순하지만 어려운 일이 그들의 재무 환경으로 연결돼 니즈를 파악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품에 관한 관심, 고객에 관한 관심으로 여러 업무를 경험한 것이 염 센터장 스스로 영역을 확장할 수 있었던 요인이었다. 이제 그는 은행을 떠나 증권으로 옮겼다. 목표는 신한금융투자를 최고의 자산관리 전문가로 떠올리게 하는 것이다.

염 센터장은 "고객 중심의 사고와 시스템을 구축했고, 이를 토대로 신한금융투자에서 더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산 관리하면 신한금융투자를 떠오르게끔 하는 게 궁극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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