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 삼성화재[000810] 직원들이 오랜만에 고무됐다. 최근 받은 성과급이 삼성생명[032830]을 크게 넘어섰기 때문이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지난 설 연휴를 앞두고 임직원들에게 연봉의 최대 36%를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직급마다 차이가 있지만 삼성화재의 2020년도 성과급을 포함한 직원 1인당 평균 급여액은 9천894만원이었다. 이를 고려하면 올해는 평균 3천만 원 가까운 성과급을 받았다는 추산이 가능하다.

같은 날 삼성생명도 성과급을 지급했다. 올해 지급된 성과급은 연봉의 18% 수준이었다. 같은기간 삼성생명의 평균 급여액(1억700만원)을 고려하면 이번에 지급할 성과급은 평균 2천만 원가량일 것으로 보인다.

삼성화재의 성과급이 삼성생명보다 20%포인트 가까이나 높게 책정되면서 1인당 평균 성과급도 1천만 원 가까이 차이가 난 셈이다.

성과급 개념의 목표달성장려금(OPI)은 임직원이 소속된 사업부의 연간 경영실적으로 결정된다. 목표치를 넘긴 초과 이익을 기준으로 많게는 연봉의 최대 50%까지 지급한다.

지난해 계열사 등급평가에서 A등급을 받은 삼성화재 내부에선 연말을 앞두고 '올해는 다르겠다'는 기대가 컸다. 삼성생명 역시 A등급이었지만, 실적 목표 초과 비율 면에서 삼성화재가 삼성생명을 크게 앞섰다.

실제로 지난달 27일 잠정 공시된 삼성화재 재무제표에 따르면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조1천265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며 전년 대비 48.7%나 성장했다. 그 덕에 삼성화재는 3년 만에 1조 클럽에 재가입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역시 44.5%나 급증했다.

이튿날 공시된 삼성생명의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은 1조5천99억 원이었다. 이는 직전 사업연도보다 16.6% 늘어난 규모였다. 다만 영업이익은 5.0% 줄어들며 성과의 빛이 바랬다.

팬더믹 상황이 이어졌음을 고려하면 계열사 등급평가가 보여줬듯 양사의 지난해 성과는 경상적인 당기순이익이 1조 원을 상회했다는 점만 봐도 모두 훌륭했다.

다만 분위기는 지난해 3분기를 기점으로 달라졌다. 투자이익 등 독보적인 성과를 낸 삼성화재와 달리 삼성생명이 예상보다 변액보증 관련 비용을 인식하며 어닝 쇼크를 나타낸 게 컸다.

통상 삼성생명은 그룹 금융계열사에서 '맏형' 역할을 해왔다. 그룹 지배구조는 물론 보이지 않는 임직원 서열에서도 다른 금융계열사보다 우위를 차지했다.

삼성화재는 영위하는 보험 종목과 자산 규모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같은 보험계열사라는 이유로 생명과 수시로 비교됐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재작년에는 순이익 성장 규모와 비교해 성과급에 큰 차이가 없었지만, 작년은 좀 달랐다. 연초 노사 간 마찰을 이겨내고 눈에 띄는 규모의 OPI가 지급돼 직원들도 오랜만에 기분을 냈을 것"이라며 "내년부턴 손보 업황이 악화할 수 있어 다시 긴장해야 한다"고 전했다.

예년보다 줄어든 성과급 탓에 체면을 조금 구겼지만, 올해부터 구조적인 금리 상승기를 맞이한 삼성생명의 분위기는 그리 나쁘지 않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삼성전자 배당 등으로 늘어난 이익이나 올해로 이연된 이익 등을 제외하다 보니 비용 이슈가 컸다"며 "올해는 조금 다르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투자금융부 정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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