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일주일 중 신한금융투자 IB 사업부 내 긴장이 가장 고조되는 요일은 일요일이다. 이영창 사장이 직접 주재하는 회의가 있어서다.

이 사장은 일요일 오후, IB 사업부를 대상으로 화상회의를 주재한다. DCM과 ECM, 투자금융 등 단순한 섹터 구분을 넘어 기업공개(IPO), 구조화금융, 회사채, 부동산금융, 인프라금융 등 부서별로 본부장급 담당 임원은 물론 부서장급 실무진이 회의에 참석한다.

특히 IPO와 커버리지 사업 부문은 일요회의의 단골손님이다. 잘하면 잘하는 대로, 못하면 못하는 대로 이 사장의 관심이 집중된다고 한다.

신한금융투자 IB 사업부가 전시 상황이 된 것은 지난해부터다. 평시와 같은 대응으로는 IB 사업부가 채널과의 갭을 줄일 수 없다는 위기감이 조직 내 부쩍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신한금융투자 IB 사업부에는 기념비적인 딜이 많았다. 삼성중공업의 조 단위 유상증자를 따냈고, 한국수출입은행 글로벌본드 발행을 주관했다. 그리고 LG에너지솔루션 상장에도 참여했다. 오랜만의 빅딜에 내부 분위기도 고조됐다.

아쉬움도 있었다. 연이은 DCM 시장에서의 성과만큼 ECM 성과가 따라오지 못해 다른 IB 하우스와 비교하면 시장 내 존재감은 사실 미미했다.

하지만 이 사장이 주간 단위로 세세히 딜을 챙기면서 IB 사업부는 눈에 띄게 성과가 늘었다.

연초 이후 냉기가 돌기 시작한 IPO 시장에서 신한금융투자의 퓨런티어, 세아메카닉스 공모는 흥행에 성공했다. 글로벌 인수금융 시장에선 로터스 제약의 지분 매각 거래를 따냈다. 최근 성과를 낸 서울역 밀레니엄 힐튼호텔 담보대출과 죽전 데이터센터 개발사업 PF 대출 주관 규모는 2조가 넘는다.

신한금융투자는 기업의 가치를 만드는 IB 하우스가 되고자 오랜 시간 노력했다. 지속해서 조직을 개편했고, 시장의 이야기되는 선수를 영입하는 데 꽤 공을 들였다.

최근 IB 업무를 담당하는 GIB 그룹 산하에는 IPO 본부가 신설됐다. 상대적으로 주춤했던 ECM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액션플랜 중 하나다.

전일 주주총회에서는 김상태 전 미래에셋증권 사장이 GIB 그룹을 총괄하는 사장으로 선임됐다.

김 사장은 IPO 시장의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LG카드, 롯데쇼핑, 제일모직은 그가 코스피 시장에 데뷔시켰다. 미래에셋증권이 ECM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도 그의 재임 기간에 크래프톤, 현대중공업, SK아이이테크놀로지 등 조 단위 IPO를 따낸 덕이었다.

신한금융투자에 대해 혹자는 더디다고 했다. GIB란 이름 아래 이어지는 그룹 차원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성과의 속도는 느리다는 타박이 많았다. 하지만 매트릭스 조직상 시어머니가 많은 GIB가 성과를 내는 과정도 쉽진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의 영입으로 신한금융투자는 각자대표 진용을 갖췄다. 지난 2년간 조직을 추스르며 IB 명가로의 재건을 차근히 준비했던 이영창 사장의 부담도 조금은 줄게 됐다. 가속은 이제부터다. (투자금융부 정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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