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이 공모 펀드보다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찾는다. ETF가 연금의 주요 투자 수단으로 자리하면서 공모 펀드 시장을 대체하는 것이다. 다만 투자 수단이 바뀌는 과정에서 자산운용사들은 '어떻게 팔아야 할지'에 대한 고민도 커지고 있다.

1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운용사들은 ETF 마케팅 포인트를 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

주요 운용사들은 ETF 운용 부서와 마케팅 부서를 모두 갖추고 있다.

펀드에서 ETF로 투자 수단이 옮겨지면서 자연스럽게 대다수를 위한 마케팅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다만, 마케팅 채널이 모호해졌다. 어디를 집중해서 공략해야 할지 알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펀드의 경우 판매사를 통해 팔기 때문에 어느 판매사에서 어떤 상품을 많이 사는지 알기 쉬웠다. 대면 채널의 강점이었다. 다만 ETF는 비대면으로 직접 매매하다 보니 어떤 상품을 사는지는 알아도 어디서 주로 사는지는 알기 어렵다. 판매 보수도 없기 때문에 대면 채널에서도 크게 강조하지 않는다. 과거 기관 중심의 시장이었을 때는 분명한 타깃이 있었지만, 개인 중심으로 변하면서 타깃도 모호해졌다.

목표 대상이 분명하지 않다 보니 ETF의 경우 브랜드 자체를 알리는 데 집중하기도 한다. '돈은 붓고 있지만 당장 이게 성과로 이어지는지 증명하기 어렵다'는 고민도 많다.

펀드와 달리 ETF는 비슷한 상품 간 차이점을 강조하기도 어렵다.

펀드의 경우 운용사 모델 포트폴리오를 기초로 매니저들이 자유롭게 종목을 편·출입할 수 있어 운용의 묘를 살릴 공간이 많았다. 수익률이 높다면 그 자체로 훌륭한 차별점이 된 것이다.

반면 ETF는 추종하는 기초 지수가 있다 보니 비슷한 상품이 있다면 운용사 간 수익률 차이가 크지 않다. ETF 운용사의 역량은 유동성 공급이나 괴리율, 추적 오차를 줄이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ETF 시장에서는 개별 종목보다는 어떤 섹터, 어떤 업종의 성장 가능성이 큰지를 주목한다. ETF 상품은 최소 10개의 종목을 담아야 하고, 한 종목이 특정 비중을 넘어설 수 없다. 관련 산업이 전반적으로 성장해야 ETF 수익률도 좋아진다. 운용사에서도 섹터와 투자 테마에 대한 리서치에 집중한다. 여러 새로운 테마 ETF들이 나왔던 배경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흐름은 누가 운용하는지보다 어디서 운용하는지가 더 중요하다"며 "ETF 상품을 많이 찾다 보니 유명한 운용사 브랜드가 상품 선택에 더 중요해지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다른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마케팅을 하니 유튜브 등 디지털 수단밖에 쓸 수 있는 게 없다"며 "2~3년 전만 해도 ETF는 기관이 대다수였으나 지금은 개인으로 옮겨졌기 때문에 나타난 변화"라고 설명했다. (투자금융부 이수용 기자)

ETF 시장 개황
출처: 한국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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