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이더리움이 대규모 업데이트 전 마지막 블록체인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성공적으로 끝낸 가운데 '레이어 2(L2)'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L2란 이더리움 메인넷의 확장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설계된 별도의 레이어로 효율성, 신속성, 저비용 등이 특징이다.

17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이더리움 재단은 지난 주 마지막 시스템 업그레이드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쳐 다음 달 15일 예정대로 업데이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이더리움 업데이트와 함께 L2 솔루션이 각광을 받으면서 폴리곤, 비트럼, 옵티미즘, 스타크엑스(StarkEx) 메티스 등 롤업으로 분류되는 L2들이 빠르게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L2 솔루션의 종류는 크게 롤업, 발리디움, 플라즈마, 스테이트 채널, 그리고 사이드체인 등으로 나뉜다.

이더리움 레이어2 프로토콜 관련 데이터 플랫폼 L2비트(L2BEAT)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7억 달러 정도였던 L2 총예치금(TVL)은 단 6개월 만에 750% 이상 증가했고 현재 58억 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레이어 2의 TVL
*자료: L2비트(L2BEAT)






◇이더리움 2.0 업데이트와 함께 각광받은 'L2'

이더리움 2.0은 '모듈형 블록체인'으로 여러 레이어로 구성된 블록체인으로 앞으로는 '레이어 2(L2)'에서 대부분의 트랜잭션이 실행되고 이더리움 메인넷은 합의와 데이터 가용성 레이어로만 작동하게 된다.

기존에는 '모놀리식 블록체인(Monolithic Blockchain)'으로 실행, 보안 및 데이터 가용성 작업을 하나의 레이어1(L1)에서 모두 처리하는 블록체인이었으나, 네트워크 이용자 수가 늘어나면서 확장성 문제가 발생했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온 대안책이 바로 L2인 셈이다.

L2의 장점은 무엇보다 속도와 거래 수수료 절감이 꼽힌다.

이제까지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 초당 처리 결제수(TPS)는 15로 한정돼 있었으나 L2를 사용할 경우 TPS가 수천에서 수만까지 오를 수 있다.

가상자산 공시 제공 사이트 쟁글 관계자는 "L2 블록체인의 보안성과 데이터 가용성을 L1에 위탁하는 대신 최대한 빠르고 저렴하게 트랜잭션을 실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스마트 콘트랙트 브릿지로 L1과 연결된 실행 레이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 또한 지난 8일 '코리아 블록체인 위크 2022' 메인 콘퍼런스인 'KBW 2022 임팩트'에 연사로 나서 이더리움 확장성의 핵심으로 체인 속도와 저렴한 수수료를 꼽기도 했다.이더리움 업데이트 이후 롤업, 데이터 압축과정을 거치면 블록에 더 많은 데이터 저장이 가능해져 TPS는 기존 500에서 6천까지도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비탈릭은 "체인에서 모든 사람들이 트랜잭션을 만들 수 있도록 저렴해지는 게 바로 확장성이 의미하는 것"이라며 "롤업을 통한 트랜잭션 수수료는 25센트, 10센트까지 내려왔다"며 "향후 롤업을 더 진행하면 효율성 개선이 이뤄질 것이고 수수료는 5센트∼0.002달러까지도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L2로 트릴레마 해결 가능할까…보안이냐, 확장성이냐

문제는 이더리움이 업데이트 이후 블록체인이 가진 '트릴레마' 즉 탈중앙성, 보안성, 확장성이라는 3개 요소의 상충 관계를 극복할 수 있느냐의 여부다.

L2 솔루션들이 속도를 빠르게 키웠지만 일부 보안성에는 취약성을 드러내는 등 트릴레마 극복은 여전히 업계의 화두다.

블록체인이라는 탈중앙화 체인 특성상 특정 주체에 대한 신뢰 혹은 의존 없이 구동되는 네트워크를 유지하기 위해 보안성이나 확장성을 희생하는 구조가 주요 제약이 되는 셈이다.

최근 해킹 사건이 발생했던 솔라나의 경우 검증인(Validator)으로 최소 RAM 128GB 이상, CPU 2.8GHz 이상 등 고사양 운영자들만 참여할 수 있도록 제한 조건을 부여해 탈중앙성을 다소 희생하는 대신 단위 시간당 더 많은 트랜잭션 처리를 가능하게 했다.

정준영 코빗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블록의 생성은 분산된 여러 노드들의 합의에 따라 확정되는데 다른 조건이 동일하다면 노드의 수가 많을수록 탈중앙성은 높다고 할 수 있지만 중복된 연산이 발생하고 노드들 간 합의에 소요되는 시간은 늘어난다"며 "블록 생성 시간을 짧게 하고 블록 용량을 키우는 방식으로 확장성 개선을 시도한다면 풀 노드(full node) 운영의 제약 조건이 높아지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선 빗썸경제연구소 리서치센터장도 "현재 기술 발전이 가장 활발한 이더리움도 아직은 실생활에서 다양한 서비스로 활용되기에는 불완전한 상태"라며 "이더리움 외에 '이더리움 킬러'라 불리는 네트워크들의 경우에도 잠재적인 성장 기회와 동시에 리스크도 내포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이어 "솔라나는 높은 TPS를 통해 많은 거래를 처리하고 수수료를 낮춰 이더리움 대비 경쟁력을 갖추고자 하지만 탈중앙성과 보안 측면에서는 부족하다"며 "이더리움 대비 현저히 적은 노드 수, 블록 생성에 짧은 시간이 소요되는 점 등은 높은 TPS 대신 보안성을 희생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다만 트릴레마의 제약 조건 자체가 고정불변인 것은 아닌만큼 향후 개선 가능성은 남아 있다.

정석문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향후 이더리움 업데이트 이후 통신 기술의 발전, 합의 도달 방식의 최적화, 샤딩 등 네트워크 설계 변경 등 기술적 발전으로 같은 정도의 보안성, 탈중앙성 수준에서 달성할 수 있는 확장성의 정도는 점차 개선될 전망"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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