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정부의 첫 공정위원장 후보자로 한기정 전 보험연구원장이 지명되자 보험업계에서도 이런저런 말들이 오가고 있다.

관가에서 다소 이례적으로 평가받는 이번 인사를 두고 한 전 원장을 겪어본 업계에서는 '그럴 만 하다'는 이야기가 지배적이다.

전일 공정위원장 후보자 지명 소식이 전해지자 업계에선 그가 보험연구원장 하마평에 처음 등장했던 때를 떠올렸다.

한 전 원장은 박근혜 정부 시절이던 2016년 보험연구원장에 올랐다.

보험업계 고위 관계자는 "당시 원장의 연임, 학계에서 꽤 이름있는 교수 간 경쟁으로 비쳤던 인사에 한 전 원장이 뒤늦게 등장했다"며 "출마하자마자 유력한 후보자로 정리됐다"고 회고했다.

당시 보험연구원장에는 강호 전 원장의 연임을 비롯해 한국보험학회장을 지낸 이순재 세종대 교수, 김두철 상명대 교수, 전우현 한양대 교수 등 쟁쟁한 후보군이 이름을 올렸었다.

하지만 관가에는 일찌감치 '보낼 사람이 따로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이후 한 전 원장이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한 전 원장은 서울대 법대 82학번이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최상목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 등과 법대 동기다.

그가 서울대 82학번이란 사실만으로도 당시 보험업계에서는 그의 황금 인맥이 꽤 회자했다.

실제로도 한 전 원장은 적잖은 네트워크를 자랑한다고 한다. 1997년 한림대 법학과 조교수를 시작한 이래 그의 이력은 1년도 빈틈없이 채워져 있다.

그는 재정경제부 시절부터 각종 보험업법 관련 태스크포스(TF)에 줄곧 이름을 올렸다.

국내 생명보험사들의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준비하던 시절 자문을 했던 것도 그다. 금융위원회 금융발전심의회는 물론 금융감독원 금융분쟁조정 등 금융당국과 손발을 맞춘 적도 많았다. 금융권에서는 외환은행과 하나은행 사외이사를 맡기도 했다.

민관에서 한 전 원장을 기억하는 공통분모는 합리적인 법학자라는 점이다.

한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당국과 일을 많이 했음에도 자신의 목소리를 과하게 내지 않았다. 사안에 따라 합리적인 선택을 했던 분"이라며 "시장, 업계의 입장에서 생각할 줄 아는 법학자였다"고 회고했다.

또 다른 보험사 고위 관계자는 "밸런스가 좋다. 업계가 도움을 꽤 많이 받았다"며 "보험업법에 워낙 특화된 분이지만 면면을 살펴보면 소비자나 마켓 프렌들리 등 산업 경제 전반에 대한 자신의 명확한 철학이 있는 분"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윤석열 정부의 초대 공정위원장을 배출하게 된 보험연구원은 덩달아 조직의 위상이 올라간 모양새다.

현재 보험연구원은 차기 원장 인선을 위한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 한기정 전 원장 시절에도 손발을 맞추며 내부 출신으로 보험연구원을 이끌어온 안철경 원장은 지난 4월 임기가 끝났지만, 후임 인선이 늦춰지며 현재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구체적인 후보군 윤곽은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지만, 관료 출신과 학계 출신의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사로 보험연구원의 존재감이 부각된 만큼 차기 원장 경쟁이 더 치열하지 않겠느냐"며 "5개월 가까이 늦어지고 있는 인선에 속도가 나서 신사업 등 업계의 활로 모색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귀띔했다. (투자금융부 정지서 기자)

jsjeong@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8시 48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