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카바이드(SiC)에 이어 질화갈륨(GaN)까지 부상하며 국내 반도체 업계도 기술 개발 및 제품 생산에 적극적으로 나선 상황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전기차 등에 주로 쓰이는 실리콘카바이드 웨이퍼 기반 전력 반도체 시장은 올해 1조1천억원에서 2030년까지 12조2천8천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실리콘카바이드는 실리콘에 탄소를 높은 소재로 가열해 제조한 인공 화합물로 고온과 고전압의 상황에서도 전력 변환 손실이 적어 전력 반도체에 적합하다.
전력 반도체는 전자 제품을 비롯해 전기차와 수소차, 5세대 이동통신망 등에서 주로 쓰이며 특히 2018년 테슬라가 업계 최초로 전기차에 SiC 반도체를 탑재해 주목받기 시작했다.
질화갈륨은 여기서 한 발 더 나간 소재로 평가받는다.
실리콘 대비 신호 변환 속도가 훨씬 빨라서 별도의 에너지 저장 공간이 필요 없고 이 덕분에 크기를 1/3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질화갈륨 전력 산업은 2017년부터 내년까지 연평균 93% 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내년에는 4억2천300만달러(약6천100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로 대만 시장정보업체 트렌드포스는 2023년 10대 기술 산업 트렌드로 실리콘카바이드와 질화갈륨 등의 신소재를 기반으로 한 차세대 전력 반도체를 꼽았다.
차세대 전력 반도체는 전력 효율과 내구성이 기존 대비 극대화돼 5G, 데이터 등 전력 소모량이 급증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수로 지목되고 있다.
이에 SK실트론, DB하이텍 등 국내 반도체 업체들도 관련 사업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반도체 웨이퍼 업체인 SK실트론은 최근 영국의 IQE와 전략적 협력 협약을 체결하고 GaN 웨이퍼 소재 개발에 나섰다.
IQE는 첨단 화합물 반도체 웨이퍼와 소재 솔루션을 전 세계 반도체 제조사에 공급하고 있는 기업으로, 결정 기판 위에 방향성을 가진 결정막을 장착한 '에피택셜 웨이퍼' 시장에서 세계 1위 업체다.
앞서 SK실트론은 지난 2020년 미국 듀폰의 SiC 웨이퍼 사업을 인수하고 관련 투자를 진행한 바 있다.
그룹 차원에서도 SiC생산체제를 갖춘 예쓰파워테크닉스를 인수한 바 있다.
GaN 웨이퍼는 실리콘 웨이퍼와 실리콘 카바이드 웨이퍼 위에 질화갈륨 박막을 증착시키는 방법으로 만들어지며, 기존 웨이퍼 대비 높은 전압에도 전력 변환이 효율적으로 이뤄진다는 장점이 있다.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DB하이텍도 지난달 에이프로세미콘과 질화갈륨 전력반도체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사는 2024년까지 질화갈륨 전력반도체 파운드리 공정기술을 함께 개발하고 에이프로세미콘이 제조하는 8인치 질화갈륨 에피웨이퍼의 제품 적용을 포함해 포괄적 협력 관계를 구축한다.
LG전자도 노트북 탑재를 위해 질화갈륨 전력 반도체 칩의 최대 공급사인 내비타스와 협업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신호 변환이 빠르고 에너지 손실이 적은 신소재에 대한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며 "최근에는 실리콘카바이드와 질화갈륨에서 요오드화구리 등까지 저변을 넓히고 있다"고 전했다.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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