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정현 기자 = 채권시장 참여자들의 최종 기준금리 레벨 기대감이 '연 3.50%'로 쏠리는 와중에도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여전히 3.75%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이나 내년 물가 상황을 더 심각하게 바라봐야 한다는 취지다.

31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현재 채권시장의 내년 기준금리의 최종 수준에 대한 컨센서스는 3.5%를 중심으로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달(11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 직전 연합인포맥스가 조사했을 때는 15개 기관 중 6개 기관이 내년말 기준금리 3.75%를 점친 바 있는데, 6개 기관 중 3개 기관은 내년말 기준금리를 3.50%로 수정했고 3개 기관은 여전히 뷰를 유지하고 있다.

3.75% 뷰가 크게 줄어들면서 역설적으로 여전히 최종 금리 3.75% 수준을 바라보는 애널리스트들의 시각이 주목받게 됐다.

매파적으로 상황을 보고 있는 애널리스트들은 내년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이 시장의 예측보다 매파적일 수 있다는 점을 첫손에 꼽았다. 연준의 인상이 거듭되면 한은도 쉽게 인상 사이클을 종료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연준 인사들이 가장 최근 제시한 점도표를 보면 내년 최종금리 상단이 5.25% 수준이었다. 그런데 시장이 연준을 믿지 않고 최종금리 수준을 그보다 낮게 보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제 연준이 긴축 스탠스를 유지한다면 한은 금통위도 3.50% 수준에서 긴축 사이클을 멈추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도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는 상황에서 한은의 최종 금리수준과 금리인상 종료 시점을 좀 더 보수적으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면서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통화긴축 속도 조절 기대감이 확대되고 있지만, 아직 금리인상 사이클이 종료된 것은 아니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했다.

여전히 목표수준(연 2%)을 크게 웃도는 물가 환경도 최종 금리 3.75%를 바라보는 주요 논거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물가 상승세가 정점을 지나고 있으나 여전히 절대 수치가 높다. 기대 인플레이션에 대한 부담도 상존하고 있어 내년도 1분기까지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지속될 것"이라며 내년 최종금리 3.75%를 점쳤다.

백 연구원은 "한은이 수정경제 전망에서 내년 성장률을 하향조정했지만 물가상승률은 약간 내린 데 그쳤다"며 "물가의 하락 속도가 제한될 수 있다는 의미이고, 금통위의 통화정책 대응이 단기간 내 종료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성공적인 '관치'로 회사채 시장이 계속 안정을 찾는다면 기준금리를 3.75%까지 올리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 연구원은 "크레디트 시장이나 자금 시장 불안이 연초에 확산한다면 역설적으로 최종 금리 수준이 3.50%에 그칠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며 "최종 금리 수준을 3.75%까지 열어둔 금통위원이 크레디트 시장 불안을 주시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래픽] 한미 기준금리 역전기

 


jhkim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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