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시혁, 이수만 이미지
[하이브,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서울=연합인포맥스) ○…"성격이 털털하고 거침이 없다. 이수만 총괄을 도운 데는 K-팝 발전을 위한 마음과 함께 통 큰 성격이 한몫했을 것이다"
하이브 전신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서 방시혁 의장과 손발을 맞춰온 한 관계자가 SM 경영권 싸움을 보고 전한 말이다.

2월 국내 콘텐츠 업계에 최대 화두는 '이수만 총괄 vs 경영진', '하이브 vs 카카오'로 요약되는 SM엔터테인먼트의 경영권 분쟁이다.

얼라인파트너스의 주주 행동 공세 이후 이수만 전 총괄과 현 SM엔터 경영진과의 사이가 점차 벌어지던 와중, 카카오가 2대 주주에 올라서면서 이 총괄은 '사면초가'의 상황에 놓였다.

이때 '백기사'로 등장한 인물이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다.

이수만 전 총괄은 하이브라는 든든한 지원군을 등에 업고 경영권 분쟁에서 우위를 점하게 됐다.

'국내 콘텐츠의 대부'라는 명성을 지키는 동시에 '명예로운 퇴장'을 준비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지난 몇 년간 이수만 전 총괄은 본인의 지분 매각 과정에서 사내 영향력을 기반으로 각종 경영권 프리미엄 및 까다로운 매각 조건을 요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라이크기획 계약 해지라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이수만 전 총괄의 SM엔터 내 입지가 약화되었다는 사실은 이미 외부로 드러난 상황이다.

여기에 비교적 최근까지 매각 협상을 이어 왔던 카카오마저 자신과는 반대편에 선 현 SM엔터 경영진의 손을 잡고 2대주주 자리에 올라서면서, 이수만 전 총괄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입맛대로 매각을 끌고 갈 수 없게 됐다.

이때 나타난 인물이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다.

하이브는 2020년 이 총괄의 지분 매각이 수면 위로 올라왔을 당시부터 인수를 타진해왔지만, 상황은 녹록지 못했다.

결국 때를 기다린 방시혁 의장은 14%의 SM 지분 인수와 추가 공개매수 전략으로 국내 최고 엔터사의 대주주 지위를 얻을 수 있게 됐다.

방시혁 의장의 '백기사' 행보는 방씨 일가의 친척 관계인 방준혁 넷마블 의장을 떠올리게 한다.

지난 2015년 엔씨소프트도 경영권 위협을 받는 상황이었다. 사업 제휴를 위해 1대 주주로 이름을 올렸던 넥슨이 경영 참가를 선언한 것.
당시 넥슨은 특수관계인을 포함해 엔씨소프트 지분 약 15%를 보유하고 있었다. 엔씨소프트 창업주 김택진 대표가 소유한 지분 10%를 크게 웃도는 지분율이었다.

넥슨의 경영권 공격에 엔씨소프트의 '구원투수'가 된 곳은 방준혁 의장이 이끌던 게임회사 넷마블이었다.

넷마블은 엔씨소프트의 자사주 8.9%를 장외시장에서 인수하고, 엔씨소프트는 넷마블 지분 9.8%를 취득하는 '지분 맞교환' 전략으로 넥슨에 응수했다.

엔씨소프트는 넷마블의 지원으로 주주총회에서 승기를 잡았다. 같은 해 넥슨은 보유 지분 전략을 매각하고 경영권 분쟁은 막을 내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친척 관계인 방시혁과 방준혁은 모두 주변 지인을 잘 챙기는 의리파이자 소탈한 성격으로 유명하다"면서 "이러한 성격과 함께 국내 게임 및 문화 업계의 발전을 바라는 마음이 '백기사'로 등장하는 배경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넷마블 방준혁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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