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 인수전이 뜨겁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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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과 동원, LX 등 굴지의 대기업을 포함해 일부 중견 기업들이 HMM 투자설명서(IM)를 수령하고 사업적 득실 따지기에 들어갔다.

국내 대표 타이어 기업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도 HMM 인수에 관심을 가지고 매각 주관사 측과 접촉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5조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 인수 금액과 리더십 부재 상황 등을 고려해 결국 불참 쪽으로 가닥을 잡은 분위기다.

27일 투자은행(IB)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최근 매각 주관사인 삼성증권으로부터 HMM 투자설명서(IM)를 수령했다.

지난 20일 HMM 매각 공고가 난 이후 한국타이어도 참여 여부를 깊이 고심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타이어와 배터리 튜브 사업이 전체 매출액의 97% 이상을 차지하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기 위해 HMM 인수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한국타이어는 성장이 정체된 산업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신사업에 대한 투자와 인수·합병(M&A) 전략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한국타이어는 지난 2017년 호주 타이어 유통기업인 '작스 타이어즈', 다음 해에는 독일의 타이어 유통점 '라이펜 뮬러', 지난 2021년 캐나다 정밀기계 업체를 차례로 인수했다.

지난 2021년에는 신사업 발굴과 투자를 전담하는 '인베스트앤비욘드 코퍼레이션'을 자회사로 설립하며 사업 다각화 의지를 드러냈다.

또한 바닷길을 통해 고무와 화학 원료를 수입하고 완성품을 수출하는 업계 특성을 고려할 때, 해운사 인수로 발생하는 시너지 효과도 일정 부분 기대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타이어가 현재 유럽, 북미 등 글로벌 주요 시장에 진출해 있는 만큼 이를 지원해줄 수 있는 해운사를 인수한다면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다만, 한국타이어가 HMM 인수를 추진하는 데에는 난제가 많았다.

가장 큰 문제는 HMM의 덩치다.

HM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데 드는 비용과 물류비 절감 효과를 저울에 올려두고 비교했을 때 기대만큼의 효과는 창출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기준 한국타이어의 연결 기준 현금성 자산은 1조8천811억원이다.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얹은 HMM의 매각 대금은 5조원을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시가총액 9조원에 달하는 HMM을 감당하기 위해 대규모 자금조달이 선행돼야 했으며, 이에 재무구조 저하도 뒤따라올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재무적 투자자(FI)를 끌어오거나 자본시장 조달, 자산 매각 등을 통해 M&A 재원을 마련할 수 있었다고 해도 넘어야 할 큰 산이 있었다.

현재 한국타이어에는 초대형 딜을 진두지휘할 리더십이 없다는 것이다.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은 계열사 부당 지원 등 200억원대의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지난 3월 법정 구속됐다.

조 회장이 회사 경영에 집중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한국앤컴퍼니그룹의 신사업과 M&A의 추진력은 현격히 떨어질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무엇보다 HMM의 매각 규모와 회사의 재무 상황을 고려해 인수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IM을 받는 기업은 꾸준히 나올 수 있지만 현실적인 자금 확보 능력이 중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금융부 최정우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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