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국내 소비재 기업의 '큰손'인 유커(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귀환에 실적 개선이 화장품·면세점 등 관련 종목의 주가가 오름세를 보였다.

유커의 귀한 '중국어 가능합니다'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구매력이 높은 유커(중국인 관광객)의 입국에 국내 증시가 환호하는 모습인데, 정작 중국증시는 경제 회복 어려움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주저앉았다. 지속된 부동산 침체와 중국 당국의 통제가 중국 디플레이션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중국인 관광객 소비가 반영된 이후에도 국내 소비재 기업이 실적 반등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지금과 같은 주가 상승 흐름이 이어지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15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지난 10일 중국 문화여유부의 단체 관광 여행 허용 이후 면세점·화장품·여행관련주는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호텔신라의 주가는 지난 10일 17.30% 오른 데 이어 지난 14일까지도 일평균 2.5%가량의 상승률을 보여줬다. 여행관련주인 롯데관광개발은 같은 기간 44.01%, 노랑풍선은 29.14% 올랐다.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 등 국내 대표 화장품 기업의 주가도 나흘간 10% 안팎의 상승률을 보여줬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하반기 중국인의 국내 여행과 관련한 소비주에 대해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전망한다. 이차전지·초전도체 등 국내 증시를 이끌어왔던 주도주가 소비재로 교체될 수 있다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제기되는 상황이다.

다만 국내 증시에서 중국 관련 소비주의 주가가 상승하는 것과 반대로, 중국의 실물 경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큰 상황이다.

특히 전일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의 채무불이행 우려로 부동산 전반에 대한 두려움이 증시를 끌어내렸다.

상하이종합지수는 10.82포인트(0.34%) 하락한 3,178.43에, 선전종합지수는 2.64포인트(0.13%) 내린 1,999.65에 거래를 마쳤다.

홍콩 증시 역시 같은 날 하락세를 보였다. 항셍 지수는 한 달여 만에 19,000선 아래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불안정한 주택시장과 디플레이션, 외국인 투자 감소에 대한 중국 정부의 정책적 대응 없이는 향후 10년간 성장률이 3%에 그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지난 7월 말 진행된 중앙정치국회의에서 부동산과 관련한 긍정적인 변화가 읽히긴 했으나, 강도 높은 후속 조치가 뒤따르지 않는 한 가계 심리를 개선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부동산의 판매면적 및 투자는 모두 두 자릿수 감소했으며, 주요 70개 도시의 부동산 가격 역시 지난 2019년 하반기 이후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박인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택이 투기 대상이 아니다'라는 문구 삭제에 대한 과대 해석이 불필요하고, '대도시 내 낙후지역 재개발' 사업 가이드라인 역시 지난 2015년 이후 3년간 진행됐던 판자촌 재개발 사업과 비교하면 규모와 파급효과 면에서 격차가 있다"고 짚었다.

주식시장의 추세적 상승 전환은 제조업의 재고 및 물가 저점이 확인된 이후 이익 회복을 확인해야 한다는 전망 또한 제기됐다.

박 연구원은 "향후 어느 정도 강도의 후속 조치들이 발표될지, 또한 해당 조치들이 실제 가계 심리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며 "중앙정부의 부동산 정책 스탠스는 급속도로 위축되는 시장을 방어하기 위한 것이지 부동산에 의지한 성장 모델로 회귀를 기대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이날 발표될 중국의 실물 경제지표 발표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경기 불안심리가 시장의 예상보다 클 경우, 추가적인 상승 흐름이 제한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7월 실물지표 결과가 예상보다 양호할 경우 중화권 증시는 물론, 중국 소비관련주의 반등 폭 확대도 기대할 수 있다"면서도 "여전히 중국 소비관련주의 실적 전망이 불안정하고 외국인 매도세도 지속되고 있어 펀더멘털 동력을 기반으로 한 상승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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