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석 한국금융투자협회 회장
(서울=연합인포맥스) ○…"덕장이셨죠, 늘 경청하셨고요"

지난 29일 점심 서울 종로구 종각역 인근에서 만난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을 이같이 회상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장을 지낸 뒤 최초의 운용사 출신 금투협회장이 된 서유석 회장이 이날 오후 2시에 기자실을 방문한다는 공지가 나올 무렵이었다. 종각역에서 택시를 잡고 부리나케 달려간 영등포구 금투협 6층 기자실에는 이미 서 회장과의 간담회를 기대하는 기자들로 가득했다.

이 자리에서 서 회장은 증권사·운용사의 내부통제와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 폐지, 공모펀드 상장과 같은 금융투자업계 현안에 관해 50분가량 소통했다. 업계의 이익을 대변하는 회장으로서 이야기할 만한 주제였다.

인상 깊었던 건 워런 버핏 이야기다.

개인투자자의 테마주 쏠림 현상과 빚투(빚내서 투자)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서 회장은 현명한 투자를 주문했다. 주가의 등락에 베팅하지 말고 워런 버핏처럼 "주식이 아닌 기업을 사라"는 조언이었다. 그는 어떤 기업이 창출하는 가치와 주가가 수렴하지 않으면 거품이 터질 수밖에 없다며 "주식시장에서 통하는 원리이자 진리"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조언은 어쩌면 금투업계의 이익과 상충한다. 테마주 열풍과 신용융자 증대가 올해 상반기 증권사 실적을 받쳐줬기 때문이다. 예컨대 삼성증권은 작년 상반기보다 24.3% 줄어든 인수 및 자문수수료 수익을 기록했는데, 주식위탁매매 순수탁수수료가 10.3% 늘어났다.

서 회장의 버핏 이야기는 업계의 이익만이 아니라 책임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증권업계 역시 신용융자에 신중해진 분위기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보수적으로 종목별 리스크를 판단해 신용거래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며 "기업가치 대비 주가가 급등한 종목도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키움증권은 "최근 2차전지나 초전도체 등 테마주의 과도한 빚투 쏠림에 대해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종목별로 신용한도를 조절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투자증권도 철저한 모니터링을 시행하고 있다.

서 회장과 금투업계의 진심이 국민에게 닿길 바라게 되는 대목이다. 서 회장은 이날 간담회를 마치며 기자들에게 "업계와 자본시장이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도록 이야기해달라"고 강조했다. 취재원 말대로 경청하는 덕장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투자금융부 서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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