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O... 지난 19일 경기도 용인 삼성화재 안내견 학교.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이 6 여년 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홍원학 삼성화재 사장, 정해린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사장, 백수현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장 사장, 김완표 삼성글로벌리서치 사장, 최영무 삼성사회공헌업무 사장 등 삼성 사장단이 대거 출동한 이 날 홍 전 관장은 시각장애 피아니스트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한 시각장애인들과도 함께했다. 삼성 안내견 사업이 30주년을 맞이하는 날이었다.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는 국제 인증을 받은 국내 유일의 안내견 양성 기관으로, 전 세계 안내견 학교 중 기업이 직접 운영하는 유일한 기관이다. 삼성의 안내견 사업은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의 신념에서 시작됐다.

이건희 회장은 세상에 출판되지 않은 에세이 '작은 것들과의 대화'에서 1993년 안내견 사업을 시작했을 무렵의 어려움을 담담히 담아낸 바 있다. 한 마리의 안내견이 성장하는 데는 수억 원의 돈으로도 헤아려지지 않는 많은 이들의 애정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얼마 전 삼성금융네트웍스는 삼성화재가 운영하는 안내견 사업에 향후 20년간 600억 원의 투자를 단행하기로 했다. 삼성금융네트웍스가 꺼낸 상생금융 중 가장 큰 규모의 자금 투입이다.

삼성금융네트웍스는 삼성생명이 운영하는 지역 청년 지원사업에도 20년간 300억 원을 투입한다. 행정안전부, 사회연대은행과 함께하는 민간 협력사업은 청년들의 일손을 기다리는 지역 공동체와 이곳의 청년 활동가들을 지원할 예정이다.

삼성금융네트웍스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청소년 생명 존중 사업에도 3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중·고등 학생들의 마음 건강을 강화하고 학교 내 생명 존중 문화를 확산시키는 사업과 함께 이들에게 대학생 멘토를 붙여주는 '라이키(Life-Key)' 프로그램도 전국 중·고등학교로 확대하기로 했다.

삼성생명은 취약계층을 위한 상생 금융상품도 출시했다. '빚의 대물림'을 막는다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선보인 이번 상품에는 '인생금융 대출안심보험'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 상품의 가장 큰 특징은 보험료 할인에 있다. 내 집 마련 디딤돌 대출 이용자와 다자녀 가정에는 보험료를 20%까지 깎아준다.

삼성화재는 만 60세 이상의 고 연령층을 사이버 범죄로부터 보호하는 보상보험도 선보였다. 피싱, 해킹 등으로부터 인터넷 직거래나 인터넷 쇼핑몰 사기 피해를 보상하는 이 상품은 디지털 취약계층 계약자에게 30%의 보험료를 할인해준다.

은행을 시작으로 카드사 등 정부 기조에 발맞춰 금융권이 너도나도 상생금융 패키지를 선보이면서 보험사들은 유독 상생금융에 인색하다는 비판을 들어왔다. 새로 도입된 회계기준(IFRS17·IFRS9) 탓에 순이익이 눈에 띄게 늘었는데도, 상생금융에는 나 몰라라 한다는 지적이 잇달았다.

하지만 보험사들도 나름의 고민이 컸다. 취약계층을 향한 지원이 주를 이루는 다른 금융권의 여신 상품 홍수 속에서 업권의 특성상 이렇다 할 '상생'의 의미를 담기가 녹록지 않아서다.

그런 의미에서 삼성금융네트웍스가 발표한 상생금융 방안은 의미가 크다.

통상의 정책 상품들이 정권의 수명과 함께 발자취를 감추는 것을 고려하면 '20년'이라는 숫자는 투자 금액보다 더 큰 의미가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속가능한 상생금융에 포커스를 둔 점이 눈에 띈다"며 "상생금융이 현 정부의 키워드 같지만 사실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져야 하는 금융의 한 종류일 뿐이다. 금융의 사회적 안전망 역할이 갈수록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귀띔했다. (투자금융부 정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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