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한국은행 웹사이트에는 서울 외환시장을 대표하는 민간 중심의 자율 협의기구인 외환시장운영협의회(외시협) 정보를 담고 있는 페이지가 있다.

웹페이지는 그러나 외시협의 과거 정보만 담고 있다. 새로운 회원사, 규제나 가이드라인의 변화에 대한 정보 공개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장외거래로 운영되는 외환시장의 특성상 민간에서 자율적으로 규제나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그 과정에서 외환당국인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 외시협 회원으로 참여하면서 시장 운영을 이끌어가고 있다.

외시협에 따르면 현재 회원사는 5일 현재 모두 45곳으로 이 가운데 증권사는 10곳이다.

그러나 웹사이트에는 '그룹별 대표 31개 기관의 부장급 책임자 및 코리아 포렉스 클럽 회장'으로 협의회가 구성돼 있다고 밝히고 있다.

주요 활동 연혁을 보면 2015년 4월 원-위안화 전문위원회 신설이 마지막이다.

증권사가 외환시장에 참여한 지 10년 이상이 지났다는 점을 고려하면 업데이트가 거의 되지 않은 셈이다.

어떤 곳이 새롭게 외환시장에 참여하고 있는지 질의를 해도 정확하게 답해주는 일이 없다. 민간 중심의 비공개 기구라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외환시장이 선진화된 해외의 경우를 보면 사정이 다르다.

웹사이트에는 관련사이트로 외국 외환시장위원회 홈페이지가 링크돼 있다.

도쿄와 호주, 런던, 홍콩, 뉴욕 등이다.

해당 지역의 외시협에 해당하는 곳의 홈페이지를 들어가면 각 회원사 명단뿐만 아니라 최근 개최된 회의의 의사록과 참여자 명단 등이 꼼꼼하게 들어가 있다.

특정 사안에 대해 회원사들에 대한 서베이 결과 등도 해당국 언어뿐만 아니라 영어로도 공개돼 있다.

한은 웹사이트에서 찾아볼 수 있는 외시협 정보는 과거 외시협의 구성과 수학능력시험일 등 개장 시간 연기, 임시 휴장일 등에 관한 것뿐이다.

우리나라 외환시장의 운영과 관련된 사항은 민간을 중심으로 정부가 협의해서 결정하는 모양새지만 환율이 중요한 거시경제 변수라는 측면에서 보면 관련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지금까지는 폐쇄적인 모양새를 유지했다고 하더라도 내년에는 외국 금융기관(RFI)의 참여도 앞두고 있어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은 국내 시장 참가자들이나 외국의 새로운 시장 참가자들에게도 불편함을 덜어주는 일일 수 있다.

국내 외환시장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데 있어서 시장의 규율과 가이드라인이 어떻게 바뀌고 논의되고 있는지 외부에서 확인할 수 있는 통로가 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 관계자는 "국가마다 운영하는 방식에 차이가 있는 것"이라면서 "외시협에서 회의한 부분을 어느 정도 공개해서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는 부분을 공유하는 등의 이런 고민에 대해서는 차차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선진화와 관련한 주요 사항들은 영문을 포함해 이해 당사자들에게 제공이 되고 있고, 간접적으로 관심 있는 기관들로 체계적으로 접근하는 것으로 그 방향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은과 기획재정부는 지난 11월 외환당국 내 '외환시장 구조 개선' 홈페이지를 개설해 새로운 소식과 자주 묻는 말(FAQ) 등을 제공하고 의견도 수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간담회도 수시로 개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아직 구체적인 이행 계획은 정해지지 않았다는 것이 한은의 답변이다.

내년부터는 외환시장의 개방도가 높아질 것이기 때문에 그에 걸맞은 투명한 시장이 되길 기대해본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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