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곳에서 새벽 2시까지 일하곤 한다. 빠르게 성장하려면 워라밸을 가질 수 없다"

이달 서울 영등포구 소재의 서울핀테크랩에서 만난 한 스타트업 창업자가 두 손을 모으며 힘주어 한 말이다. 여의도역 근처 서울핀테크랩에는 이 창업자처럼 금융산업에 혁신을 가져오려는 모험가들이 밤낮을 모르는 열정으로 일하고 있다.

서울핀테크랩은 2018년 서울시가 마포구에서 시작한 핀테크 전용 공유오피스로, 2019년 10월에 금융중심지인 여의도에서 통합 개관했다. 올해 12월 기준으로 100개 기업이 입주해 명실상부한 국내 최대의 핀테크 전문공간이다.

가장 큰 장점은 저렴한 임차료다. 입주사는 월 수백만 원을 내야 할 사무공간을 수십만 원에 이용할 수 있다. 공유오피스 업체 위워크가 임대한 오투타워의 4·5·6·8·17·19층을 서울시가 임차한 뒤 핀테크 스타트업에 재임대를 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스타트업을 키워주는 프로그램도 매력적이다. 회사의 스케일업과 투자 유치를 위한 전문가의 멘토링을 제공하고, 성장 단계별 기업 육성 프로그램도 갖췄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 진출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입주사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구현 중이다.

부동산 투자 플랫폼을 지향하는 펀드블록이 대표적이다. 펀드블록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상업용 부동산 투자 접근성을 높였다. 개인투자자가 넘보기 힘들었던 자산을 금액·시간·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주식처럼 투자하도록 돕는다.

글로벌 금융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를 제공하는 머니스테이션은 개인투자자의 시작과 끝을 함께하는 라이프 투자 플랫폼을 표방한다.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솔루션을 개발하는 핀테크도 있다. 핀하이는 시장리스크관리·트레이딩 등 금융 전문가 시스템을 공급한다. 인공지능(AI)을 이용한 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구축하고, 컨설팅 비즈니스도 수행하고 있다.

금융업의 판도를 흔들려는 혁신가의 도전이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신생기업이 1년 후에도 생존할 확률은 64.4%다. 스타트업 3곳 중 2곳만이 1년을 버티는 것이다. 5년 생존율은 32.4%로, 살아남은 2곳 중에선 1곳만이 5년 후에도 존재한다.

하지만 서울핀테크랩 입주사는 '제2의 비바리퍼블리카'를 꿈꾸며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인터넷은행 토스뱅크·온라인 증권사 토스증권 등을 운영하는 회사로, 10조원의 몸값을 넘보고 있다. 바쁜 현대사회에서 간편한 금융솔루션을 제공했다는 호평을 받는다.

한 핀테크 창업자는 "스타트업의 본질은 문제 해결"이라며 "누군가 돈을 주고서라도 해결하고 싶은 문제를 찾아내고 솔루션을 제공하는 게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투자금융부 서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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