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채권도 다양한 국가와 섹터에 분산해 투자하는 게 필수다"

주요국 중앙은행의 정책 전환 기대감 속에서 채권투자 열풍이 분다. 해외 채권에 강점을 가진 글로벌 기관으로 투자자 관심이 쏠리는 시기다.

전 세계 27개 국가에서 무려 934조 원을 굴리는 얼라이언스번스틴(AB)은 주목받는 기관 중 하나다. 2007년 국내에서 설립된 AB자산운용은 해외 현지 운용역의 통찰을 바탕으로 투자한다. 해외 주식에 이어 채권에도 지갑을 여는 서학개미가 열광하는 까닭이다.

서학개미와 미국 본사 채권팀을 이어주는 다리는 유재흥 AB자산운용 채권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다. 유 매니저는 1997년부터 24년 동안 채권을 파고든 전문가다. 동원 BNP 투신운용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프랭클린 템플턴 투신운용·KDB산은자산운용·신한금융투자 등을 거쳤다.

유 매니저는 21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시간이 나의 편인 게 채권 투자의 장점"이라며 "느긋하게 투자하면 보상을 받는 게임이며, 투자 시기는 바로 지금"이라고 조언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르면 올해 2분기부터 정책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기에 선제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연준의 전환 시점이 예상보다 늦어도 느긋하게 기다리면 결국 금리는 내려가고, 채권 투자자는 보상을 받는다는 이유에서다. 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유 매니저는 채권에도 분산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채권 투자자가 가져가야 할 가장 중요한 원칙은 철저한 분산"이라며 "한 국가와 섹터에 집중해선 안 되고, 가능하다면 분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외로도 눈을 돌려 신용 리스크를 가진 고수익 채권과 이자율 리스크를 가진 안전한 채권을 고루 담으라는 조언이다.

국내 채권시장은 이자율 리스크를 가진 국채와 우량 회사채 중심인 반면, 해외 채권시장에는 선진국 국채·우량 회사채뿐만 아니라 부도 위험을 가진 고수익채권과 신흥국 채권이 다양하게 존재한다.

유 매니저는 "위험자산인 주식과 안전자산인 채권을 한 바구니에 담으면 분산 효과가 있듯 채권투자 내에서도 신용 리스크가 있는 고수익채권과 이자율 리스크가 있는 안전한 채권을 한 바구니에 담으면 분산 효과가 생긴다"며 "이자율 리스크와 신용 리스크를 한 바구니에 담으면 훨씬 더 재밌는 채권 투자가 가능하다"고 했다.

올 한 해 미국 경제 전망을 묻자 유 매니저는 연착륙을 예상했다.

현재는 미 연준이 금리를 급격하게 올렸는데도 경기가 급랭하지 않은 상태다. 올해도 고금리 속에서 상대적으로 견조한 소비가 경기 연착륙을 지탱할 것으로 전망됐다. 물가상승률의 경우 변동성을 보이면서도 연말까지 연준의 목표 수준(2%)으로 내려간다는 게 유 매니저의 의견이다.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과 폭에 관해 유 매니저는 "크게 의미가 있는 게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연준이 올해 5월 또는 6월에 금리 인하를 시작해 1.00%~1.25%포인트 내릴 것으로 관측하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연준의 정책 전환 자체가 채권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 매니저는 "투자 타이밍을 잡기보다는 정책 전환이라는 큰 그림 속에서 느긋하게 투자해야 한다"며 "채권에 투자하면 시간의 흐름에 따라 금리라는 형태로 결국 보상을 받는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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