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최초 RFI 등록…런던·싱가포르 인가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노요빈 기자 = "외환시장 구조 개선의 일원으로 기여하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

올해는 외환시장 선진화의 원년이 될 전망이다. 선도은행(FX Leading Bank)으로 새롭게 부상하는 KB국민은행의 이한 시장운용부장은 11일 연합인포맥스와 인터뷰에서 "외환 부문에서도 더 앞서 나가는 리딩 뱅크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한 KB국민은행 시장운용부장

 


◇환시 선진화 국면에서 돋보이는 '뉴 리딩뱅크'

우리나라 외환시장은 건국 이후 최대 변혁을 맞았다. 빗장을 풀어 해외 금융기관의 시장 참여를 허용한다. 거래 시간은 하반기부터 대폭 늘려 역외 투자자들의 원화 접근성을 개선한다.

KB국민은행은 이 같은 시장 변화에 가장 기민하게 대처하는 하우스로 손꼽힌다.

국내 은행 중 최초로 해외외국환업무취급기관(RFI)에 등록했고, 등록한 지점도 런던과 싱가포르 등 2개로 확대했다. 각 지점에 트레이더는 이종통화와 원화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을 시작으로 달러-원 현물환 거래도 담당할 수 있다.

이한 부장은 일찍부터 해외에 자본시장 조직을 구축해 온 경험이 RFI 제도에서 앞서나가는 큰 비결이 됐다고 설명했다. 경영진도 해외 진출 및 외환시장의 변화에 큰 관심을 갖고 격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장은 "런던은 2018년부터, 싱가포르에서는 2022년부터 자본시장 조직을 운영해왔다"라며 "지난해 11월 RFI 지침 발표 직후부터 해당 국가의 라이선스 취득과 법률 검토 등을 발 빠르게 준비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국가 시행 산업이기에 은행도 전사적으로 선도적인 역할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올해는 외환시장 선도은행에 신규로 선정되는 쾌거도 이뤘다. 선도은행은 재무 건전성과 신용도가 양호한 외국환은행 중 거래 실적이 우수한 은행만 선정된다.

외환 선진화로 현물환과 FX(외환) 스와프 거래량을 포함해 시장 조성 능력까지 평가하면서 선도은행 지위는 더욱 강화됐다.

이 부장은 "외환시장 거래 질서와 조성 의무에 선도적인 역할을 하게 되는 대표 은행으로 선정되어 큰 영광"이라며 "외환시장 선진화에 이바지할 수 있음에 자부심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기회에 외환 부문에서도 더욱 앞서 나가는 선도은행이 되고자 노력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전문성이 다르다…이성희·유창범·전문직군제

이한 부장은 KB국민은행의 장점으로 인력의 전문성을 꼽았다.

이 부장은 "이성희 부행장과 유창범 부행장은 모두 외환시장에서 큰 획을 그은 분들"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수준으로 외환시장이 탈바꿈한다면 딜링룸 역시 그에 맞춘 인력의 전문성 강화가 필수적이다.

이성희 자본시장사업그룹 부행장은 JP모건체이스은행에서 20년 넘게 근무하며 13년간 지점장을 맡았다.

유창범 S&T본부 부행장은 JP모건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서 외환·채권 시장에 20년간 몸담았다. BOA에서는 7년간 지점장을 역임했다.

이한 부장도 채권 펀드 운용부터 헤지 펀드 매니저, 알고리즘 매매를 경험했다. 뉴욕 현지에서 외화 자금 조달도 역임한 명실상부 자본시장 전문가다.

굵직한 관리자뿐만 아니라 실무 인력도 탄탄한 실력과 내공을 자랑한다.

부서 순환 없이 특정 분야에 집중할 수 있는 '전문직군제' 덕이다.

국민은행이 2009년부터 실시해 온 전문직군제는 교육과 공개 모집 과정을 거쳐 전문 인력을 선발해오고 있다.

이 부장은 "전문직군제를 오래전부터 시행한 덕에 자본시장그룹 평균 업무 경력이 굉장히 길고 전문성이 갈수록 쌓인다"라며 "올해 신설한 S&T 본부는 RFI를 비롯해 해외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업무를 더 적극적으로 추진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전자거래 활성화 측면에서도 트레이딩과 IT 전문성을 겸비한 인재 풀을 지속적 양성해왔다"라며 "누적된 경험이야말로 강점"이라고 덧붙였다.

딜링룸에서는 전문성과 더불어 책임 의식을 강조했다.

이 부장은 "딜러는 자기 목표와 손실 한도를 끝까지 책임지려고 하는 책임 의식이 중요하다"며 "상품 운용은 자기 의사결정으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딜러 개개인의 생각과 판단을 전적으로 존중한다"며 "부서 내 '전적인 자기 권한(You have a full power)'과 '완전한 책임감(ultimate responsibility)'을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채권 매력적·원화는 아직…각국 통화정책 차별화 대응해야

이한 부장은 연내 금리와 환율 전망에 대해 '두 갈래(two track)'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연초 국제금융시장은 연준의 조기(3월)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하며 채권 금리와 달러가 동반 상승했다. 지난해 말 금리 6회 인하까지 기대했던 시장의 기대는 연중 3회 금리 인하까지 위축됐다.

이한 부장은 미국 금리는 조만간 고점을 확인하고 내림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이 부장은 "지난해 미국 시장금리가 '상고하저'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연초 상당 부분 상승했다"며 "당시에 생각했던 금리 상단까지 올랐다. 미국 금리가 3~4월 내로 고점을 확인하며 예상했던 경로대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연초에 금리가 올라서 주저할 수 있지만, 여유가 있는 북은 신중히 담는 판단을 내려도 괜찮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만 미 국채 금리가 내리더라도 달러-원 환율은 쉽사리 내리지 못할 수 있다고 봤다.

이 부장은 "달러-원은 하향 안정되기보다는 현재 레벨에서 유지할 수 있다"라며 "원화는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기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그는 "각국 중앙은행 통화정책이 차별화되는 시점"이라며 "국가별로 경제 상황에 맞춰 정책을 조정할 수 있고 그에 맞는 전략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이한 부장은 2000년 채권 펀드 운용을 시작으로 KB증권 홍콩 헤지펀드 TFT에서 펀드 매니저, 알고리즘 트레이딩, 뉴욕 지점에서 외화자금 조달 및 운용 업무까지 두루 경험했다. 올해 1월부터는 시장운용부장으로 외환과 이자율 상품 운용을 총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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