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매파적일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달러-원 환율 연고점이 위협받고 있다.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에도 엔화 약세가 심화하고 국내 증시에서도 외인 자금이 유출되는 등 원화 약세 재료가 우세한 상황이다.

내달부터 본격적으로 지급되는 국내 기업의 결산 배당도 원화 수급에는 부담이다.

20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전일 달러-원 환율은 1,339.80원에 마감했다. 장중 1,340.80원까지 오르며 지난 1월 중순 기록한 연고점(1,346.70원)에 다가갔다.

한국은행

 


미국 2월 물가 지표가 달러-원에 상방 압력을 가했다.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연달아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고 달러-원은 1,340원 선까지 급등했다.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달러-원이 레인지 상단에 도달했다고 평가하면서도 추가 상승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원화 약세 재료가 우세하고 FOMC에서 매파적 점도표 수정이 예상되는 탓이다.

한 은행의 외환 딜러는 "미국의 높은 물가와 탄탄한 경기가 생각보다 오래 지속되고 있다. 중립 금리가 올랐을 수 있다"라며 "점도표 상 연말 금리가 2회 인하 수준으로 축소되고 달러-원도 추가 상승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BOJ의 금리 인상에도 엔화 약세가 지속되고 있고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도 유출되는 상황"이라며 "원화 강세 재료를 찾기 힘들다"라고 덧붙였다.

일본은행은 전일 17년 만에 금리를 인상했고 수익률곡선제어(YCC) 정책도 철폐했다.

그런데도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는 하락했고 엔화는 약세를 나타냈다. 달러-엔 환율은 지난해 11월 16일 이후 최고치인 150.9엔까지 고점을 높였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도 유출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는 최근 3거래일간 코스피에서 1조3천억 원가량 주식을 순매도했다. 지난 15일에는 하루 만에 1조 원 넘게 팔기도 했다. 지난해 7월 25일 1조3천억 원 순매도 이후 8개월 만에 최대 규모다.

내달부터 본격적으로 지급되는 결산 배당금도 원화에는 부담이다. 원화는 외국인 결산 배당금 역송금 등으로 인해 계절적으로 4월에 약세를 보여왔다.

다만 미국의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지표를 고려하면 달러가 더 강해지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왔다.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가 지속되며 달러-원 추가 상승 여지가 크지 않다는 얘기다.

미국 1월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8% 올랐다. 지난해 10월 3.5%, 11월 3.2%, 12월 2.9%로 추세적으로 둔화하고 있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FOMC가 단기적으로는 달러-원 상방 이벤트가 될 수 있지만 근원 PCE 물가를 고려하면 금리 인하 기대가 완전히 종식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라며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금리 인하 의지를 강하게 피력한 바 있기 때문에 강달러가 지속되긴 어렵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의 딜러도 "FOMC를 앞두고 달러 매수세가 들어오고 있다. 매파적 FOMC는 이미 어느 정도 반영됐을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ks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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