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지난 20일 오후 1시 45분, 리모델링 중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로비가 얇은 봄 코트를 입은 중년들로 북적였다. 협회 3층 불스홀에서 열린 교보증권 경영전략회의에 참석하러 온 임직원이었다.

490m 떨어진 교보증권 본사에서 근무하는 부문장·본부장은 물론 전국 각지의 지점장까지 130명 넘는 핵심 인력이 한자리에 모이는 날이었다.

지난해와 올해를 가르는 연중 가장 중요한 날, 오전부터 불스홀을 찾은 주니어 직원은 표창 수여 리허설을 준비하느라 분주했고, 넓은 강당의 좌석을 하나둘 채운 시니어 직원은 반가운 동료의 얼굴을 마주하며 정다운 인사를 나눴다.

회의는 오후 2시 무렵, 박봉권·이석기 두 대표가 가장 뒤쪽에 앉은 채 시작됐다. 지난해의 주요 성과와 올해 사업계획에 관한 진지한 논의가 오갔고, 우수한 자산관리(WM)·투자은행(IB) 연계 사례를 스터디하는 시간도 있었다.

잠깐의 커피 브레이크 뒤에는 특강이 시작됐다. 주제는 'AI 트렌드 및 비즈니스 인사이트'로 김덕진 IT커뮤니케이션연구소장 겸 세종사이버대학교 교수가 단상에 섰다.

김 소장은 교보증권의 비즈니스 실무에서 AI가 어떻게 사용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세상을 뒤흔든 챗GPT가 디지털전환을 앞당기는 가운데 임직원의 AI 역량을 끌어올리는, 교보증권의 디지털혁신 의지가 엿보이는 교육이었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증권사인 교보증권은 가장 빠르게 디지털 혁신을 시도하는 증권사 중 하나이기도 하다.

지난달 토큰증권 사업을 추진하고자 루센트블록과 업무협약(MOU)을 맺은 게 하나의 사례다.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소유를 운영하는 루센트블록과의 협약을 통해 소액으로도 가능한 부동산 토큰증권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교보증권은 미술품 투자 플랫폼인 테사에도 투자한 바 있다.

지난해 말에는 디지털 사업을 강화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혁신을 앞당기고자 디지털자산비즈파트 등을 관할하는 신사업 담당을 신설한 것이다. 디지털지원본부·디지털금융센터·디지털채널부·AI솔루션부·퀀트운용부·DT전략부·디지털프론티어랩스 파트 등은 교보증권의 디지털혁신을 상징하는 조직이다.

벤처캐피탈 투자도 교보증권이 새로운 성장 엔진을 찾는 방법이다. 교보증권은 2021년 11월 교보생명과 함께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털(CVC)을 결성한 바 있다. 교보신기술투자조합1호(2천억 원)와 교보테크밸류업투자조합1호(1천500억 원)는 시너지를 낼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VC사업부의 대표 펀드다.

1949년, 해방 후 우리나라 최초의 증권사였던 대한증권의 후신인 교보증권이기에 디지털 혁신의 의미는 남다르다.

박봉권 교보증권 대표이사는 이날 경영전략회의에서 "AI 시대로의 전환 속 핵심 사업·신성장동력에서 성장 기회를 선점할 수 있도록 임직원 모두가 준비해야 한다"며 "우리가 목표로 하는 새로운 디지털 비즈니스로 경쟁력을 끌어올리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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